■ KOTRA 소비자 성향 분석
KOTRA가 꼽은 불황을 뚫은 중소기업 수출품목인 원액기. KOTRA 제공
우선 고가의 스포츠용품 대신 생활스포츠 품목인 러닝화와 보급형 자전거가 특수를 누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포츠용품업체인 아디다스의 상반기(1∼6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고 아식스는 1분기(1∼3월) 매출액이 유럽에서만 6%나 성장했다.
친환경 건강식품 판매도 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유기농식품 시장이 10% 가까이 성장했고, 네덜란드에서는 비싼 유기농식품을 직접 재배할 수 있는 홈가드닝 장비가 인기를 끌고 있다.
화장품, 미용기기 등 미용 관련 제품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싼값으로 사치 욕구를 충족하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탈리아는 지난해 소비재시장 규모가 3.4% 감소했지만 화장품 시장은 오히려 4.4% 성장했다. 폴란드도 네일아트숍의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덕분에 세계 시장에서 국내 제품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8억5000만 달러(약 9500억 원)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한국산 원액기도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식품 관련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웰빙 열풍이 불면서 과일과 야채를 원액으로 짜내는 원액기에 특히 수요가 몰린 것이다. 휴롬 원액기는 중국 최대 가전제품 온라인 마켓 360바이(buy)에서만 7월 한 달 매출액이 100만 위안(약 1억8000만 원)을 기록하며 주서기·믹서기 부문 판매 2위를 차지했다.
배창헌 KOTRA 글로벌정보본부장은 “불황에도 반드시 있기 마련인 틈새시장을 찾는다면 불황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면밀하게 해외시장을 분석해 상품 개발 단계부터 발 빠르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