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딸을 둔 엄마들 사이에서 “자는 애도 다시 보자” “잠긴 문도 확인하자”는 말이 나온다.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동네 삼촌’으로 밝혀지면서 골목길 인심까지 흉흉해졌다. 유치원생 딸을 둔 엄마들은 “딸아이가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다.
경찰이 어제 한 달간의 방범비상령을 선포하고 경찰인력과 장비를 성폭력 범죄 예방과 민생치안에 집중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방범시설이 취약한 서민주택 밀집지역과 여성들이 많은 원룸 지역을 중점적으로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한정된 경찰력을 감안하면 과연 골목길을 안심하고 다닐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찰청에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단속하는 컨트롤타워 격인 ‘아동포르노대책팀’을 만들어 인터넷 음란물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지난 주말 동아일보 취재팀이 찾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성인전용 PC방에선 3.3m²(약 1평) 남짓한 방 10여 개를 닭장처럼 차려놓고 아동포르노를 틀어주고 있었다. 곳곳이 불법 음란물 천지인데도 경찰은 왜 지금까지 못 본 척했는지부터 따져야 할 판이다.
성범죄자의 인권을 따지기에 앞서 범죄 피해자의 생명과 인권부터 챙겨야 한다. 미국에서는 성범죄 엄벌주의가 도입된 이후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가 79%나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약물치료가 시행된 지 1년이 넘었지만 법원의 치료명령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전자발찌도 법률 제정 이전 성범죄자까지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