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난 열렬한 이스트우드 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자신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하며 “대통령이나 대통령 후보가 그 정도로 쉽게 모욕을 느낀다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는 유명 감독 겸 배우인 이스트우드가 8월 30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자신을 투명인간으로 비꼬며 ‘빈 의자 연설’을 한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스트우드는 전당대회의 ‘깜짝 연설자’로 등장해 앞뒤가 제대로 맞지 않는 말로 오바마 대통령을 비아냥댔다. 인터넷에서는 ‘이스트우드 횡설수설 어록’이 돌아다닐 정도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스트우드는 당시 빈 의자를 단상 옆에 가져다 놓고 “여기 오바마가 앉아 있다고 가정하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겠다”며 “나는 변호사(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좋다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는 기업가(롬니) 차례가 됐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트우드는 훌륭한 배우이고 더 훌륭한 영화감독”이라며 “나는 이스트우드의 ‘엄청난 팬(huge fan)’이며 그가 최근 만든 몇몇 작품은 정말 훌륭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치켜세웠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스트우드가 펼친 ‘쇼’를 모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