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민주 공천뒷돈’ 수사
○ 6월 경선에는 친노 진영 지원
정치권에 따르면 양 씨는 3월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공천 확정 이후로 박 원내대표와 멀어졌다. 박 원내대표 측은 “양 씨가 한 지역의 총선 후보자에 대한 지지 요청을 계속했고 박 원내대표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문자에 답변하지 않자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고 밝혔다. 양 씨는 이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박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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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민주당 경선에서 친노 진영의 유일 후보였던 이해찬 후보는 6만7658표를 얻어 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이 후보는 지역순회 경선에서 김한길 후보에게 지다가 모바일 투표 덕분에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양 씨는 5월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찬 당 대표가 정답이다”, 6월 9일에는 “이해찬 당 대표는 민심을 지나 천심의 결과다”라는 글을 연이어 올렸다. 양 씨는 라디오21 직원들을 본인 동의 없이 ‘국민의 명령’ 정책대의원으로 올려 이 후보에게 투표하게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씨가 공천 뒷돈의 일부를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 등 친노 인사 여러 명에게 보낸 것이 6월 경선에 대비하기 위한 용도였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양 씨의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는 현재로선 불분명하다. 또 이 씨 등이 3월 비례대표 공천에서 떨어져 이 대표는 이 돈이 공천 뒷돈의 일부라는 사실을 몰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1차 금융자료 확보…차명 여부 조사
검찰은 양 씨가 공천 뒷돈을 받은 문화네트워크 계좌에서 전국으로 송금한 계좌들에 대한 1차 자료를 대부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 일부 계좌 주인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각각의 계좌에서 돈이 움직인 거래명세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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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검찰은 돈 제공자들이 2월 9일 박 원내대표 명의로 받은 “박지원이 밀겠습니다. (비례대표) 12, 14번 확정하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는 양 씨가 직접 자신의 휴대전화로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 씨는 자기 휴대전화의 발신번호를 박 대표 번호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