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언론 첫 e메일 인터뷰
미니스커트와 핫팬츠, 방수 마스카라 등의 창시자인 영국 디자이너 메리 퀀트 여사. 책읽는수요일 제공
퀀트 여사는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의 패션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현재 영국 남부 서리에 살고 있는 퀀트 여사는 첫 자서전인 ‘여자를 완성한 여자 메리 퀀트’를 최근 출간했다.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내가 발명한 미니스커트를 발 빠르게 흡수하던 한국은 이제 ‘패션 게임’의 선두주자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미니스커트는 1968년 가수 윤복희 씨가 처음 입으며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퀀트 여사는 특히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미니스커트보다 더 짧은 이른바 ‘하의 실종’ 패션이 유행하는 데 대해서도 “여성의 예쁜 다리를 보여줄 수 있으니 멋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퀀트 여사는 미니스커트 외에도 워터프루프(방수) 마스카라, 밥(보브) 컷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낡은 관습과 금기에 도전해 왔다. 고령에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여사의 이름을 딴 메이크업 브랜드 ‘메리퀀트’는 현재 일본 기업이 인수해 일본에서만 200여 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버버리와 샤넬은 항상 멋지고, 클로에는 흥미로우며, 랄프로렌은 입맛에 맞는다”고 대답한 그는 요즘 가장 근사한 브랜드로 영국의 바버(Barbour)를 꼽았다. 퀀트 여사는 올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아이콘 100인’에 뽑혔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메리 퀀트 여사의 젊은 시절 모습. 책읽는수요일 제공
“옷장 안에 입을 옷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하세요. 그 대신 밖에 나가 새로운 옷을 고르세요. 끊임없이 새로운 패션에 도전하다 보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고를 수 있을 거예요. 패션에 대한 지식도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겁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