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기부자들 따로 모아 거물들 나서 추가협조 요청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나흘(27∼30일) 동안 플로리다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진 5성급 호텔 웨스틴 탬파 하버호텔 볼룸에서는 또 하나의 전당대회가 펼쳐진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진영에 25만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메가 도너’들을 위한 ‘그들만의’ 전당대회다.
전당대회 연사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등장해 큰손 기부자들에게 자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 전 타임지 편집장도 찬조 연설을 한다. 저녁 만찬 내내 유명 컨트리그룹 오크리지보이스가 출연해 흥을 돋운다. 롬니 후보는 바쁜 전당대회 일정에도 이곳만은 꼭 찾기로 몇 달 전부터 약속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탬파 컨벤션센터에도 메가 도너들을 위한 특별 공간이 마련된다. 메가 도너들은 행사장 2층 스카이박스에 마련된 VIP 라운지에서 가수들의 특별공연을 즐기며 전당대회를 실시간으로 내려다본다. 이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고 언론의 출입도 통제된다.
메가 도너를 위한 행사는 후보 측이 직접 마련하기도 하고 외곽 후원조직인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나 정당이 주최하기도 한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 메가 도너를 대상으로 한 기금모금 행사가 최소한 10개 정도 열릴 계획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좀처럼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최상급 메가 도너들도 이 자리만큼은 참석한다. 롬니 후보의 당선을 위해 4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억만장자 사업가 데이비드 코치도 전당대회 기간에 ‘번영의 미국(AFP)’ 슈퍼팩이 주최하는 기금 모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