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주자인 문재인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손학규 상임고문은 강원도당에서 강원지역 정책을 발표했고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국회에서 모병제 공약에 대한 기자회견을 했다. 정세균 의원은 대구에서 지역언론 간담회를 열었다(왼쪽부터). 연합뉴스·김동주 기자 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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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치러질 예정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난관을 맞았다. 제주지역 순회경선(25일)을 앞두고 23, 24일 이틀간 실시된 모바일투표에서 개표과정 오류가 발견돼 일부 후보 측이 모바일투표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나선 것.
당 선거관리위원회 및 각 후보 측이 24일 밤 긴급 심야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선 경선 연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경우 경선 흥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민주당 대선주자들에 대한 신뢰성이 한꺼번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 캠프 관계자는 24일 밤 “이전부터 모바일투표 검증 시스템이 없다며 여러 차례 문제 제기를 했으나 당에선 문제가 없다고 밀어붙였다. 공당으로서 대책 없이 밀어붙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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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선관위와 후보들이 일단 모바일투표 오류 문제를 봉합하고 경선을 예정대로 치른다 하더라도 제1야당의 대선후보 선출 과정의 신뢰성이 어느 정도 타격을 받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6월 통합진보당 대표 선출 일정이 온라인투표 오류로 연기돼 재투표가 실시되자 민주당에선 “공당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예정대로 경선 일정이 진행된다면 25일 제주 경선은 전체 경선의 판세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의원이 큰 표차로 승리를 거둔다면 ‘문재인 대세론’이 탄력을 받으며 경선의 무게 추는 급격하게 문 의원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다른 후보들 가운데서 1위가 나오거나 1, 2위 간 득표 차가 박빙일 경우에는 이변의 가능성이 충분하다.
제주 경선의 승부처는 숨은 표의 향방과 투표율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역은 애초 예상했던 1만5000여 명의 두 배가 넘는 3만6028명이 선거인단에 등록했다. 각 캠프가 첫 경선의 상징성 때문에 선거인단 모집에 총력전을 벌인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불어난 선거인단이 누구를 밀어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예상치 못한 숨은 표심 때문에 각 캠프는 실제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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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