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금액의 34%만 출연… 대기업들 “기금 아직 남아”
대기업이 추천한 우수 협력기업 중 신청 기업에 한해 신보와 기보가 보증료 및 보증비율을 우대해 지원하고 그 비용을 사후 대기업이 출연하는 내용이다. 대기업 9곳과 은행 4곳 등 총 13곳이 모두 966억5000만 원을 출연하기로 합의했다. 신보와 기보는 이 돈을 보증 삼아 모두 1조5947억 원의 돈을 중소기업에 지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송광호 의원이 22일 신보와 기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기업과 은행은 2009년 4월 이후 지금까지 330억4000만 원을 출연했다. 원래 약속한 금액의 34.2% 수준이다. 협약 첫해인 2009년에는 신보와 기보가 상생보증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기업에 4597억 원을 보증 지원했으나 2010년 212억 원, 2011년 111억 원, 올해 7월까지 66억 원을 대출하는 등 매년 급감해 대기업들이 첫해 시늉만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중소기업 측 주장이다. 신보와 기보는 대기업들이 추천한 회사만 지원해줄 수 있다. 대기업들이 추천한 회사 중에서 신청을 받아 보증지원을 하는데 대기업 추천 회사 중 이를 신청한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대기업 대부분이 자금 여력이 탄탄한 1차 협력업체만 추천했고 굳이 보증지원이 필요 없는 이 업체들이 신청 자체를 하지 않아 자연스레 출연 기금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2, 3차 협력업체까지 지원하는 포스코의 경우 약정액 100억 원 중 63억 원을 출연해 협약을 맺은 기업과 은행 중 가장 출연비율이 높았다.
기보 관계자는 “대기업의 추천이 없으면 보증이 안 되기 때문에 기보는 많은 중소기업에 지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2, 3차 협력업체까지 지원할 수 있다면 대상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대기업들이 1차 협력업체 위주로 추천하면서 생색만 내고 있다”며 “보증 대상을 2, 3차 협력업체로 확대하고, 기업 추천권을 대기업만이 아니라 보증기관에도 부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