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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조선업계, 해양플랜트가 ‘효자’

입력 | 2012-08-22 03:00:00

빅3, 선박 수주잔량 급감… 고부가 생산시설 수주 기대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미국의 정유 메이저 업체인 셰브론으로부터 2조2200여억 원 규모의 고정식 해양플랫폼 5기를 수주했다. 아프리카 앙골라지역 해상에 원유 채취 설비를 설치하는 이 사업은 대우조선의 지난해 매출액의 18%에 해당한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호주에서 2조2000억 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저장설비(FPSO)를 수주한 이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대형 사업을 또 따낸 것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경기침체로 조선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힘든 상반기(1∼6월)를 보냈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1.6% 줄었다.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7.8% 줄었다. 29일 2분기(4∼6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대우조선도 마찬가지로 작년보다 악화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좋지 않은 실적에도 상반기를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해양플랜트를 수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상선의 발주가 줄어들면서 수주 잔량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지만 해양플랜트 수요는 꾸준한 데다 일반 상선보다 최고 20배까지 값이 비싼 고부가가치 설비여서 조선사들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 덕분에 올해 수주 목표액을 간신히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상반기 수주금액 78억 달러 가운데 50억 달러는 해양플랜트에서 나왔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도 마찬가지로 해양플랜트 분야 비중이 늘고 있다.

국내 빅3는 건조 경험이 많은 해수면의 원유 시추선과 고정식 생산시설, 부유식 생산시설 등을 주로 수주해왔지만 최근에는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심해시설 진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원유 개발은 미개발 지역인 심해와 극지로 이동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심해시설은 깊은 바다에서 원유를 시추하거나 여기에서 생산된 기름을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면부로 연결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 분야는 노르웨이와 독일 등 소수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80%를 독점하고 있다. 전체 해양플랜트 시장 가운데 심해 개발 규모는 2011년 155억 달러에서 2015년 330억 달러로 고성장이 예상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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