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스토랑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불황으로 주요 고객이던 중상층마저 지갑을 닫고 있다. 인터넷과 입소문을 타고 각종 맛집이 뜨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호텔 레스토랑들이 외면받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의 단골 고객이던 정치인들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민’과 ‘상생’을 앞세우는 분위기 때문에 발길을 끊고 있다.
21일 서울시내 특1급 호텔 11곳의 1∼7월 레스토랑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6개 호텔 레스토랑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호텔은 레스토랑 매출이 15%, B호텔은 8% 쪼그라들었다. C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세(―2%)로 돌아섰다.
통상 호텔 전체 매출에서 레스토랑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이다. 호텔은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30∼40%를 차지하는데 레스토랑은 인건비에 식재료비가 더 들어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한 호텔 관계자는 “물가도 오르는데 불황과 대선 정국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레스토랑 사정이 나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호텔 레스토랑들은 직장인 회식 모임과 최고급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일단 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의 뷔페 ‘더킹스’는 10월 말까지 수요일과 목요일에 방문하는 10명 이상 단체 고객에게 사람 수에 따라 10∼30% 할인해준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다음 달 말까지 30명 이상의 연회장 이용 고객이 1인당 3만 원짜리 메뉴를 시키거나 40명 이상 단체 고객이 6만 원 이상인 뷔페 메뉴를 선택할 때 1인당 7000원만 추가하면 맥주를 무제한으로 준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