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6위 폐렴, 감기로 위장해 허약한 노인 노린다
폐렴은 공기 중 어디나 떠다닌다. 기침이나 가래가 2주 이상 계속되거나 가슴에 통증을 느낄 정도로 숨쉬기가 어렵다면 폐렴인지 확인해야 한다. 동아일보DB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와 같은 미생물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안 된다. 컨디션이 좀 안 좋아졌다가도 금세 회복된다. 만성질환에 시달리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이 폐렴균이 치명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폐렴에 걸렸을 때, 공기가 몸 안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 폐가 망가졌기 때문이다. 인공호흡기를 써도 몸에 흡수되는 산소는 평소의 20∼30%에 불과하다. 산소 부족으로 호흡곤란이 일어나는 이유다.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결국에는 사망한다.
암 환자나 만성질환자가 폐렴에 걸리면 원래 앓던 병이 아니라 폐렴으로 숨진다는 말이다. 폐렴균은 항상 공기 중에 떠다닌다. 매복해 있다가 몸이 약한 사람을 집중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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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렴에 걸리면 가래와 기침이 나타난다. 이어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를 방치하면 가슴에 통증이 생기고 피 섞인 가래가 나온다. 상당수는 감기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적당히 약 먹고 쉬면 낫는다고 생각한다. 오판이다. 결국 치료 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심각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몸이 떨리고 두통이 생기고 열이 오르는 점은 일반 감기와 비슷하다. 감기약을 먹는데도 기침이 2주 이상 계속되고 숨쉴 때 휘파람이나 피리 부는 것처럼 ‘쌕쌕’ 하는 소리가 들리면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잠을 자다 숨이 차 깰 정도라면 상태가 심각해졌다는 뜻이다.
폐렴은 세균 감염으로 인한 국내 사망원인 1위다. 65세 이상은 특히 위험하다. 노화로 폐의 기능과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를 틈타 바이러스나 세균이 쉽게 침투한다. 이 균은 평소에 몸 안에 머물러 있다 다른 질병으로 쇠약해지면 폐렴을 일으킨다.
젊은 사람은 약물과 휴식만으로도 치료되지만 노인은 다르다. 80% 이상이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한다. 입원 기간도 15일에서 길게는 30일까지로 젊은층보다 두 배나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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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생제 내성환자가 문제
폐렴은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으로 구분한다. 세균성은 폐렴구균·포도상구균이 주요 원인이다. 바이러스성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라이노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폐렴구균으로 인한 감염이 전체의 50%를 차지한다.
잘 치료하려면 적절하고 신속하게 항생제를 써야 한다. 중증 폐렴으로 진행된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35∼50%나 될 만큼 치명적이다. 문제는 국내 환자 중에는 항생제를 많이 복용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종률 보험이사는 “폐렴을 막으려면 건강한 신체로 방어막을 탄탄하게 해 둬야 한다. 균형 있는 식단을 유지하고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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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0년)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폐렴구균 예방 접종률은 1% 안팎이었다. 미국 등 선진국이 60%라는 점과 비교해 보면 매우 낮은 수치다. 김 회장은 “폐렴구균성 폐렴을 일으키는 균주는 매우 다양하므로 가급적 많은 균주가 포함된 백신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