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회장. 스포츠동아DB
축구협 굴욕 공문, 국회서도 성토
의원들 “이게 사과로 끝날 사건이냐”
거듭된 촉구에 조회장 마지못해 대답
해명 아닌 사죄 표현에 국민들 분노
국회도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의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명 아닌 사죄 표현 공분 사
이번 사건이 왜 조 회장의 중도 퇴진까지 거론될 정도로 문제된 것일까.
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이메일 공문을 보낸 것이 결정적인 실책이었다. 특히 굴욕적인 공문 내용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박종우는 일본과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승리한 뒤 ‘독도는 우리 땅’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달렸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정치, 상업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을 어겼다고 판단해 메달 수여를 보류했고, 박종우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IOC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조사가 진행 중인데, 협회가 엉뚱하게 13일 일본축구협회에 이메일 공문을 보냈다.
굴욕적인 내용도 상당수 눈에 띈다.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 ‘너그럽게 이해하고 아량을 베풀어주면 고맙겠다‘ 등의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사실상 사과문이다. 민주통합당 김한길 의원은 “그 편지를 국민들은 해명이 아닌 사과나 사죄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고, 조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협회는 이렇게 중요한 일을 처리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상의도 안 했다. 민주통합당 윤관석 의원은 “신중하지 못한 협회의 단독 드리블이었다”며 비판했다.
이날 5시간 이상 이어진 상임위에서는 협회와 대한체육회의 저자세 외교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민주통합당 최재천 의원은 “박종우가 동메달 수여식에 참가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IOC의 권고는 어떤 규정을 근거로 한 것이며, 체육회와 협회는 무슨 생각으로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수용한 것이냐”며 따졌다.
한편, 협회 김주성 사무총장은 스위스 FIFA 본부를 방문해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징계위원회 담당 법무국장을 만나 사전에 계획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한 뒤 17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