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승으로 다승 선두에 올라있는 삼성 장원삼이 데뷔 이래 첫 다승왕 등극에 바짝 다가섰다. 현재 추세로는 17∼18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원삼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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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준비한 체인지업 올해 재미 톡톡
등판때마다 타선 잘 터지고 불펜 더 완벽해져
승운 가득…이제 프로 첫 타이틀 욕심 생겨
다혈질 성격…경기 안풀리면 평정심 잃어
류현진·김광현보다 내가 나은 점? 예쁜 투구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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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왕 놓치지 않겠다!
-벌써 14승이다.
“올해는 승운이 많이 따르네요. 제가 실점이 많으면 타선이 터져주고, 한 점차 승부 때는 불펜이 또 잘 던져주고요.”
-등판할 때마다 신이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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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환이나 배영수는 득점지원이 잘 안되더라.
“형들한테 미안하죠. 형들한테 가야 할 점수가 다 저한테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던지고도 승운이 없는 경기를 보면 안타까워요.”
-영수나 성환이가 하는 말 없어?
“부럽다고들 하죠. 농담으로 ‘타선 터지게 하는 방법 좀 가르쳐달라’고 하는데, 그건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내년에는 형들이 타선지원 듬뿍 받을 거라고 얘기해요.”
-포항구장 개막전에서 삼진을 12개나 잡았다.
“그날은 공도 좋았고, 던지면서 삼진 욕심도 많이 냈어요. 근데 삼진을 많이 잡으니까 6회부터는 힘들더라고요. 태어나서 가장 삼진을 많이 잡은 날이잖아요. 14승도 하고 기분도 좋았어요.”
-포항구장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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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왕이 이제 눈앞에 온 거 아냐?
“큰 욕심 없었는데, 14승 하고 나니까 ‘잡아야겠다’ 싶어요. 하늘이 저에게 준 기회인데 놓치면 안 되죠.”
-아직 프로에서 상 받아본 적 없지?
“작년 아시아 시리즈 MVP가 처음이었어요. 사실 저보다 잘 던지는 투수가 많잖아요? 개인타이틀은 남들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저한테도 이런 기회가 오네요.”
○체인지업! 아직은 70점이죠.
-올해는 체인지업을 많이 던진다.
“2년 정도 준비했는데 올해 효과를 많이 봤어요. 직구와 슬라이더만 던지다가 체인지업을 던지니까 타자들이 힘들어하죠. 그래도 좀더 다듬어야 해요.”
-좀더 다듬어야 한다는 건?
“완성도가 더 높아져야 한다는 거죠. 사실 류현진(한화)이나 유먼(롯데)의 체인지업과 비교하면 아직 멀었어요. 현진이나 유먼은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지만 저는 아직 결정구로 쓰지는 못해요. 한 70점짜리 체인지업이라고 보면 됩니다.”
-체인지업 완성되면 좀더 강해지겠는데?
“체인지업을 잘 활용하면 완급조절이 수월해지죠. 좀더 긴 이닝을 던질 수도 있고요.”
-올해는 직구 스피드도 146km까지 나오더라.
“지난해는 어깨가 아팠는데, 올해는 몸이 좋으니까 공도 좋은 것 같아요. 올해 직구 146km, 슬라이더 137km가 나왔는데 이제까지 던진 최고 스피드죠. 슬라이더의 꺾이는 각도 빨라졌고요.”
-다 좋은데 그래도 아쉬움이 있다면 뭘까?
“이닝을 좀더 끌지 못한다는 거죠. 선발투수들 중에 제가 이닝이 가장 적더라고요. 오래 던져야 TV에도 많이 나오는데 그게 불만입니다.”
○제가 엄청 다혈질이에요!
-제구력 좋고 구종도 체인지업을 추가했다. 앞으로는 이닝이터 장원삼도 가능하지 않을까?
“성격을 고쳐야죠. 마운드에서의 성격.”
-어떤 얘기인가?
“제가 엄청 다혈질이에요. 안타 맞고 경기가 잘 안 풀리면 평정심을 잃어요.”
-뜻밖인데?
“그래서 감독님이나 (진)갑용이 형한테 혼나기도 했어요. 제가 실점할 때 보면 한 이닝에 대량실점이 많아요. 좀더 침착하고 냉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직구가 안 좋으면 변화구로 가야하는데, 저는 ‘한번 또 쳐봐’ 하면서 또 직구를 던져요.”
-요즘도 다혈질인가?
“성격이 쉽게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하지만 저로 인해 한순간 팀에 나쁜 영향을 주면 안 되니까 순간순간 애쓰고 있습니다.”
○두산전에서 꼭 이기고 싶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일요일(19일) 두산전에 등판이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아요. 꼭 이기고 싶고, 정말 열심히 던질 생각입니다.”
-두산전에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4월 17일 선발로 나갔는데 1회에만 8점을 줬어요. 안타 6개 맞고, 볼넷 4개 주고, 홈런 맞고. 한 이닝에 20개도 많은데 무려 53개를 던졌어요. 올해 우리 팀 첫 두산전인데 제가 스타트를 최악으로 했죠.”
-로테이션으로 보면 일요일에 이용찬과 만나던데?
“올해 용찬이 정말 좋잖아요. 특히 우리랑 하면 더 잘 던져요. 4승 했을걸요. 니퍼트도 4승이고. 8월 2일 용찬이와 맞대결했는데 제가 졌어요. 팀으로서도 중요한 경기이고, 저 개인적으로도 꼭 이기고 싶어요.”
○저는 투구폼이 좋잖아요!
-국내에는 좋은 왼손투수가 많다. 같은 왼손투수로 본다면 누가 최고인가?
“류현진, 김광현(SK), 봉중근(LG) 다 좋죠. 장점도 뚜렷하고 저보다는 다 한수 위죠. 최고 투수는 훗날 팬들이 평가하시겠죠.”
-그럼 장원삼은 ‘넘버 4’인가?
“넘버 4면 감사하죠. 장원준(경찰청)도 있는데요.”
-그들의 특징을 한 가지씩 꼽는다면?
“현진이는 서클체인지업이죠. 메이저리그 가도 통할걸요. 광현이는 슬라이더고요. 중근이 형은 너클커브가 좋고. 원준이도 슬라이더가 좋아요.”
-장원삼이 그들보다 좋은 점은?
“별로 없는데…. 아! 투구폼이죠. 투구폼은 제가 가장 예쁘고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초등학교 때 투구폼이라면서?
“초등학교 때 테스트 받아서 야구부 들어갔는데, 일주일쯤 뒤에 감독님이 마운드에서 공 던져보라고 하셨어요. 공 던지는 폼이 예쁘다고 하시면서. 송은범(SK)도 투구폼이 참 좋은 것 같더라고요.”
○꿈은 200승! 내년에 더 잘해야죠.
-줄곧 숙소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숙소가 편해요. 제때 밥을 먹을 수 있고, 또 편하게 잘 수 있고요. 잘 먹고 잘 자는 게 중요하잖아요.”
-내년 시즌 뒤에는 FA가 된다.
“잘해야죠. 올해보다 더 좋은 시즌 되도록 할 겁니다.”
-내년은 홀수해다.
“제가 제일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가 짝수해만 잘한다는 거예요. 하다보니 어떻게 짝수해 성적이 좋더라고요. 올 시즌 마치고 준비 잘해서 내년 홀수해에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
-올 시즌 시작할 때 목표는 뭐였나?
“부상 없이 10승. 150이닝 던지고.”
-지금 목표는 뭔가?
“다승왕이죠. 우승도 한번 더 해야 하고요.”
-투수로서 은퇴할 때까지 꼭 이루고 싶은 꿈은?
“200승을 하는 겁니다. 앞으로 10년 더 던질 수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훗날 장원삼은 어떤 투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가?
“글쎄요. 폼이 참 예뻤던 투수로 기억되지 않을까요? 제 폼이 투구폼의 교과서니까요.”
장원삼은?
▲생년월일=1983년 6월 9일
▲키·몸무게=181cm·81kg
▲출신교=사파초∼신월중∼용마고∼경성대
▲프로 경력=2002신인드래프트 현대 2차 11번(전체 89순위) 지명·입단, 2010년 삼성 이적 ▲2012년 연봉=2억2500만원
▲2012년 성적(16일까지)=20경기 14승4패1홀드 방어율 3.62(109.1이닝 91탈삼진)
▲국가대표 경력=2006도하아시안게임 동, 2008베이징올림픽 금, 2009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