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15일 경주서 국제펜대회 개최하는 이길원 한국본부 이사장
다음 달 경북 경주시에서 열리는 국제펜대회에서 탈북 작가들이 처음으로 펜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길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은 “탈북 작가들은 한국에 ‘망명센터’를 두고 북한 내 표현의 자유와 인권 신장을 위해 활동할 것이다. 상하이 임시정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다음 달 9일부터 15일까지 경북 경주시에서 제78차 국제펜대회가 열린다. 1970년과 1988년에 이어 2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다. 해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114개국에서 문인 700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문인 축제로 각종 강연과 학술회의가 열린다.
국제펜클럽은 노벨문학상과도 관계가 깊다. 당장 이번 대회에 프랑스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나이지리아 월레 소잉카, 터키 오르한 파무크 등 노벨문학상 수상자 3명이 참가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가운데 3분의 1이 펜클럽 회원이다. 이번에 방한하는 140여 개 각국 펜클럽 본부장들은 노벨문학상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다. ‘문학 한류’를 꿈꾸는 우리로서는 안방에서 ‘귀한 손님’들을 맞는 셈이다.
“1970년에는 군사독재 시절이어서 해외 문인들이 오지 않으려고 했다. 1988년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독재국가에서 웬 펜대회냐’며 반대가 많았다. 앞선 대회들이 관(官) 주도였다면 이번은 한국본부가 주도한 민간행사다.”
―이번 대회에선 탈북 작가들이 사상 처음으로 펜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탈북 작가 20여 명이 ‘북한 망명작가 펜센터’란 단체를 만들어 가입을 신청했다. 장해성 전 조선중앙TV 작가가 회장을 맡고, 시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로 알려진 김성민(가명)이 사무국장을 맡았다. 다음 달 열리는 총회에서 각국 펜클럽 본부장들이 투표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거의 만장일치가 될 거다. 중국 정도만 반대할 것 같다.”
―대회의 주제가 ‘문학, 미디어, 그리고 인권’인데….
“북한 인권을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컸다. 탈북 작가들의 증언도 있을 예정이다. 중동 남미 등 작가의 인권 상황이 열악한 곳들에 대한 얘기도 나눌 생각이다.”
―우리 문학의 세계화에는 어떤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노벨문학상 수상에도 도움이 될까.
“당장 결과가 나오지는 않겠지만 거시적 시각이 필요하다. 작품성 못지않게 이런 교류가 중요한 이유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