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배우는 아이들
대전여고 봉사활동 동아리 ‘유니세프’는 6일 대전 비래동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올림픽 페이스페인팅’ 봉사활동을 했다.
그만큼 여름방학 공부와 숙제를 미뤄두고 밤잠을 설쳐가며 올림픽에 푹 빠졌던 초중고교생이 적지 않았을 터. 하지만 올림픽은 결코 공부의 적(敵)이 아니다. 여기, 런던 올림픽을 학습과 인성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초중고교생들이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의 최대 이슈는 ‘오심논란’이 아닐까? 이번에 제작할 특집신문에는 이 내용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자.”(고2 구민승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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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올림픽 선수들을 소개하는 건 어때? 박태환 선수(수영)나 신아람 선수(펜싱)처럼 말이야.”(고1 이근철 군)
7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에 있는 보인고 2학년 10반 교실. 무더운 여름방학이지만 이 학교 기자단동아리 학생 6명이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나와 ‘올림픽 특집신문’에서 다룰 기사 내용을 논의했다. 학생들은 저마다 “(서울 보인고를 졸업한) 구자철 축구선수를 인터뷰하자” “런던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 스포츠와 국가경쟁력 등 교과와 연관된 내용을 다루자”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2개월마다 학교신문을 발행하는 이 동아리는 8월호 혹은 10월호 신문을 올림픽특집으로 꾸밀 계획.
기자단동아리의 ‘런던 올림픽 특집 기획회의’는 매일 오전 8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된다. 학생들은 회의에 참석하기 전 경기 결과뿐 아니라 경제, 문화, 산업 등 다양한 관점에서 런던 올림픽을 바라본 신문기사를 각자 스크랩해 온다. 뉴스를 살펴보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시사 상식을 쌓고 표현력을 기를 수 있다고 동아리 학생들을 말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런던 올림픽 퀴즈 시간도 갖는다. ‘펜싱의 종류인 에페, 플뢰레, 사브르는 각각 어떻게 다른가’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의 이름은 무엇인가’처럼 올림픽 상식을 묻고 답하는 것. ‘올림픽 특집신문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본 상식을 정확히 아는 게 필수’라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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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보인고 기자단동아리 학생들은 올림픽특집신문을 제작하기 위해 매일 올림픽을 활용해 시사상식을 공부하고 기획회의를 진행한다.
한편 런던 올림픽을 활용해 이색 봉사활동을 펼치는 고교 동아리도 있다. 대전여고 봉사활동 동아리 ‘유니세프’는 6일 대전 대덕구 비래동 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이날 이 동아리 학생들은 아이들의 얼굴에 응원메시지가 담긴 그림을 그려주고 함께 올림픽 경기를 보며 응원을 즐기는 ‘올림픽 페이스페인팅’ 봉사활동을 했다.
봉사활동 준비기간은 일주일. 동아리 학생들은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 올림픽 오륜기, 태극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을 찾고 그림 그리기를 연습했다. 봉사활동 당일에는 페이스페인팅을 한 뒤 함께 올림픽 남자축구 8강 경기, 여자배구 조별예선 경기를 지켜보며 함께 응원을 펼쳤다. 아이들의 관심이 비교적 적은 배구경기를 볼 때는 경기규칙을 알려주거나 유명 선수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봉사활동에 참여한 대전여고 2학년 장하영 양(17)은 “앞으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올림픽을 소재로 재미있게 교과공부를 지도해주는 ‘멘토링 봉사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