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문 차명폰 사용 정황
○ 조 씨 차명폰 확보에 수사 성패 달려
조 씨가 올 3월 15일 오후 서울역 3층 한식당에서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폴더형 차명폰으로 받아 보여줬다는 정동근 씨 진술은 이 사건의 실체를 판가름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돈을 전달하기 위해 현 전 의원을 만나기로 했으니 배달사고를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정 씨에게 보여준 이 문자가 조작된 것이라면 조 씨가 돈을 가로챈 것으로 확신해도 무방해지는 것이다. 돈을 가로챌 의도가 아니라면 문자메시지를 조작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조 씨가 사전에 ‘배달사고’를 치밀하게 계획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이 돈이 현영희 의원과 조 씨의 진술대로 500만 원이라면 굳이 현 전 의원을 사칭해 가짜 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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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한편으로는 현 전 의원이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차명폰으로 조 씨의 차명폰에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해운대-기장을 공천 청탁도 포함
현 의원은 애초 공천 신청을 했던 부산 중-동 선거구에서 정의화 의원 공천이 확정적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해운대-기장을 선거구로 눈을 돌렸다. 이 선거구를 노린 것은 3선 현역 의원이던 친이(친이명박)계열 안경률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의 공천 탈락이 확실시됐기 때문이다. 공천 뒷돈을 조 씨에게 건넬 당시 이 선거구는 전략공천지역으로 새누리당 후보자가 결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검찰은 현 의원이 이 지역구 공천을 받는 데 힘써 달라는 목적으로 ‘정계 마당발’을 자처했던 조 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씨도 현 의원에게 ‘무주공산인 해운대-기장을 선거구를 노려라’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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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