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뒷돈 진상조사위 첫 회의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총선 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 대가로 3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조사할 새누리당 진상조사위원회가 1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당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황우여 대표, 이봉희 진상조사위원장, 김재원 김용태 의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3억 원은 수표나 외화일 가능성 높아
검찰은 3월 15일 정 씨가 돈을 건넸을 당시 5만 원권이 아닌 수표나 다른 지폐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가 당일 오후 6시 50분경 서울역 화장실 변기 뒤 황토색 벽을 배경으로 찍어 둔 은색 쇼핑백 사진은 백화점 쇼핑백보다 약간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내용물 역시 절반가량 담겨 있었다. 검찰이 현장에서 크기를 실측한 결과 해당 쇼핑백에 5만 원권으로 3억 원을 담기에는 크기가 작은 것으로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검찰은 현 의원 남편이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점으로 볼 때 달러나 유로화, 계좌추적이 힘든 헌 수표가 5만 원권에 섞여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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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도 말을 맞출 정황 가능성 등으로 볼 때 증거인멸 우려는 인정할 것으로 보이지만 범죄 사실 소명 부분에서는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 영장을 기각할 경우 조 씨가 도주할 우려도 있어 법원이 이 부분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현 의원을 다음 주 재소환할 듯
검찰은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조 씨를 구속한 뒤 문제의 돈을 가로챘는지, 현 전 의원에게 전달했는지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조 씨가 사건 당일 현 전 의원과 22초간 통화한 뒤 다시 연락을 시도하지 않고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갔다는 점에서 조 씨가 이 돈을 착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조 씨가 이날 이후 제3의 장소에서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 씨를 구속한 뒤 그의 입이 열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 씨가 현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고 진술하면 사건처리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입을 다물면 혐의 입증을 위한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조 씨가 현 의원 외에 다른 공천 신청자들에게도 접근해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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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