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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수돗물 끓여마시면 안전, 폭염 끝나면 녹조도 줄어”

입력 | 2012-08-10 03:00:00

■ 한강 녹조 비상… 문답으로 풀어보는 ‘상수도 안전’




한강에 녹조가 확산되면서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는 9일 오후 2시를 기해 한강 잠실수중보 상류인 강동대교∼잠실대교 구간(1구간)에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한강 물이 옥빛으로 변하자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셔도 되는지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많다. 조류주의보 발령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조류주의보가 발령됐는데 수돗물을 마셔도 되나.

A: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닌 만큼 안심하고 수돗물을 먹고 써도 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 남조류가 번식하면서 흙탕물 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은 냄새를 제외하면 인체에 해가 없고 적절한 정수 처리로 냄새도 제거할 수 있다. 만약 수돗물에서 냄새가 느껴지면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서 마시거나 3분 이상 끓여 먹으면 된다. 수돗물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다산콜센터(120)로 문의하면 된다. 피부가 예민한 사람은 한강에서 수상스키, 수영, 낚시, 취사 등 레저 활동을 자제하는 편이 좋다.

9일 서울 광진구 서울시상수도연구원에서 한 연구원이 전날 팔당호 주변과 한강취수장 에서 떠온 물로 조류의 농도와 유독성을 검사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Q: 이번에 녹조가 확산된 원인은 무엇인가.

A: 녹조는 기온 상승으로 수온이 올라 하천·호수에 영양물질이 많아지면서 물속의 조류가 대량으로 증식할 때 발생한다. 식물성 조류의 색 때문에 물이 녹색으로 변한다. 조류는 일반적으로 물속에 사는 부유식물을 일컫는다. 무기물을 섭취하고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식물 플랑크톤이다. 이번 녹조 역시 지난달 20일 장마가 끝난 뒤 비가 거의 오지 않고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돼 발생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강수량은 7.9mm로 평년(152.4mm)의 5% 수준에 불과하다. 광합성을 하는 남조류가 번식하기 좋은 조건인 일조시간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서울은 3.6배 길었다. 최근 녹조 현상의 원인이 된 것은 남조류다. 다른 조류와 달리 독성물질을 내뿜는 종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마이크로시스티스’다. 최근 한강에서도 검출돼 우려를 낳고 있다. 간 질환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에는 피해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Q: 녹조가 언제까지 번져 나가는 것인가.

A: 비가 내리면 일사량이 감소하고 강물의 온도가 낮아져 녹조가 빨리 걷히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주말 태풍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다. 하지만 오늘부터 1주일 동안 구름만 많고 비가 내려도 그 양이 적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조류주의보 상황이 적어도 1주일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잠실수중보 하류에서도 점차 조류가 증가하면서 한강 전 구간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도 크다.

Q: 조류경보로 악화될 가능성은 없나.

A: 조류경보는 2차례 연속 측정했을 때 클로로필-a가 m³당 25mg 이상이면서 남조류 세포수가 mL당 5000개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8일 측정 결과 일부 취수장에서 조류경보 발령 기준에 육박하고 있어 불안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조류경보 단계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 한강에서 조류경보가 발령된 적은 아직 없다. 폭염의 기세가 약해지는 주말을 고비로 다음 주부터는 증식 속도가 떨어져서 지금처럼 빠르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Q: 독성물질을 걸러내기 위한 정수처리는 제대로 하나.

A: 남조류가 분비하는 독성물질 혹은 냄새물질은 분말활성탄으로 모두 제거된다. 분말활성탄은 구멍이 숭숭 뚫린 탄소 알갱이다. 정수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원수에 녹아 있는 부유물을 응집시킨 뒤 가라앉혀 걸러내는 과정을 거친다. 이 단계에서 남조류 자체는 모두 제거된다. 그 뒤 분말활성탄으로 물속에 녹아 있는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어 모래와 자갈층으로 이뤄진 막을 지나는 여과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소독 과정을 더한 뒤 정수를 공급한다. 이번처럼 조류의 양이 많을 경우에도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면 처리할 수 있다. 서울시는 분말활성탄 20일분을 충분히 비축해 놓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말활성탄의 투입량이나 시기가 적합하지 않을 경우 정수에서도 냄새가 날 수 있다. 오존이나 활성탄 처리시설을 추가하는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 99.9%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제는 이러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안 돼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에 37개 정수장 중에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춘 곳은 4곳에 불과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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