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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연일 5·16발언… 해석도 연일 논란

입력 | 2012-08-09 03:00:00

“쿠데타든 혁명이든 있었다는 건 부인못해”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은 8일 5·16 군사정변에 대해 “그것을 쿠데타로 부르든 혁명으로 부르든 5·16 자체가 있었단 건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CJB청주방송 주최 대선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형식은 쿠데타고 내용은 혁명이라고 구분하는 분도 있지만, 그런 것을 두고 싸우는 거 자체가 정치인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논란이 된 부분은 “5·16 자체를 쿠데타로 인정하는가”라는 김태호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박 의원이 “아뇨. 그것도 (국민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된다”고 말한 대목이다. 박 의원은 “5·16 당시의 국가적 상황이 어땠는가, 그리고 그 다음 어떤 역사가 이뤄졌는가를 갖고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며 “국민의 몫이고 역사의 몫이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날 토론회에선 “그것(5·16)이 어떤 정상적인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캠프 측에서는 5·16의 불법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발언이라고 평가했었다. 그러나 이날 발언으로 5·16에 대한 박 의원의 인식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해석이 나왔다.

비박 주자들의 공세는 거셌다. 김 의원은 “오늘 이 부분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5·16 자체는 쿠데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세 차례나 던지면서 집요하게 몰아붙였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5·16은 헌법질서를 무너뜨리고 짓밟는 것”이라며 “유신도 헌법질서를 파괴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에 박 의원은 “두 후보는 ‘내 역사관을 받아들여야 된다’고 몇십 년 전 얘기만 하고 있다. 두 분에게는 현재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박 의원 경선 캠프에서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박 의원에게 “5·16의 행위는 쿠데타라는 점을 인정하고 불가피했던 시대상황, 그 이후의 성과를 강조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마다 박 의원은 “제 입으로 꼭 그걸(쿠데타라는 점을) 밝혀야 하느냐”며 곤란해 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5·16에 대해 불법적인 측면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쿠데타’라고 정의하는 데는 반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는 5·16에 대한 평가를 명확히 하지 않고는 민주화세대로 분류되는 40대 민심을 잡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캠프의 한 인사는 “박 의원과 토론을 거쳐 5·16 부분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논란을 해소하는 방식을 (토론회처럼) 딱딱하지 않게 박 의원의 삶 속에서 부드럽게 푸는 방식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아버지가 한 일을 부정하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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