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 선생 서거한 서울 ‘경교장’ 복원현장 첫 공개
경교장은 백범을 비롯한 임시정부 각료들의 숙소이자 집무실이었다. 같은 해 12월 3일 첫 국무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1949년 6월 26일 백범이 안두희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곳도 2층 집무실이었다.
○ 타일 한 장까지 신중히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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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병원 본관으로 쓰였던 귀빈응접실에서 막바지 복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2005년 2층 집무실 내부를 복원했지만 나머지 공간은 모두 병원 건물로 사용해 왔다. 서울시는 소유주인 삼성생명, 강북삼성병원과 협의해 2009년 4월 경교장 전체를 복원하는 데 합의했다. 2010년 6월 강북삼성병원이 병원 시설과 환자를 옮기고 경교장 건물을 서울시에 기증하면서 지난해 3월 복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7일 찾은 경교장 복원 현장은 가림막으로 가려진 채 외벽 타일공사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복원공사를 맡은 삼부토건 홍성일 이사는 “당시 일본에서 수입한 자재를 사용해 국내에선 이런 색상의 타일을 구할 수 없다”며 “일본에서 타일을 수입해 붙이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오른쪽 문을 통해 내부로 들어가자 식당으로 쓰였던 공간이 나왔다. 바닥은 나무를 섬세하게 잘라 모양을 냈고 회칠이 된 벽과 천장의 이음새에도 나뭇잎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병원일 당시 약국으로 쓰였던 방은 바닥 대리석을 들어낸 뒤 마루를 새로 짜 넣었다.
○ 사진·설계도 덕분에 원형 살려
백범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썼던 경교장의 외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위). 1930년대 경교장 1층의 귀빈응접실. 고풍스러운 소파와 샹들리에를 갖췄다. 동아일보DB
백범 김구 선생이 집무실과 숙소로 썼던 경교장의 외관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위). 1930년대 경교장 1층의 귀빈응접실. 고풍스러운 소파와 샹들리에를 갖췄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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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공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병원으로 쓰였던 탓에 복원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지금도 정문 왼쪽 벽면과 건물 뒤쪽 벽면은 각각 병원의 본관 입구(1층)·산부인과(2층), 신관의 응급실(1층)·수술실(2층)과 맞닿아 있다. 먼지나 소음 때문에 철거작업은 주말에만 할 수 있었다. 홍 이사는 “폐기물은 자정부터 오전 5시 전에만 버릴 수 있었고, 대형 트럭도 부를 수 없어 500t이나 되는 폐기물을 소형 트럭으로 치우느라 애먹었다”고 말했다.
시는 정식 개관에 앞서 8월 15일 경교장을 비롯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저인 이화장(梨花莊),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대통령 가옥 등 6곳의 정부수반유적을 시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