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부실 대응” 목소리 높다
지난달 20일 울산에서 발생한 20대 자매 피살사건의 희생자 친구들이 경찰의 용의자 수배전단을 버스 승강장에 붙이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피살자 친구들이 전단지 배포
“범인을 파악하고도 검거하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A 씨(27·여)는 6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찰 수사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A 씨는 지난달 20일 새벽 울산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한 자매(23, 27세) 피살사건 피해자 중 언니의 고교 동기. A 씨 등 친구들은 지난달 23일 경찰이 용의자 김홍일 씨(27)를 공개수배하자 울산 시내에서 김 씨 얼굴이 실린 전단지를 행인들에게 나눠 주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용의자 김 씨는 가스배관을 타고 2층 자매 방으로 들어가 살해한 뒤 자기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언니와 사귀던 김 씨가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 방화사건 수사도 제자리
화물연대 파업을 하루 앞둔 6월 24일 울산과 경주 등지에서 발생한 화물차 27대 연쇄 방화사건도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화물연대 울산지부 소속 Y 씨 등 간부 2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지난달 30일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이들은 화물연대 부산지부 소속 이모 씨(39·구속)가 구입해 전달해준 일명 대포폰(차명폰)과 대포차량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들은 또 범행 직후 대포차량을 부산의 공터에서 불태운 뒤 같은 화물연대 소속 지모 씨(36·구속 중) 도움을 받아 도주했다.
Y 씨 등은 자신들을 도피시켜준 지 씨가 경찰에 붙잡힌 지난달 14일부터 종적을 감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잠적 이후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 수사 초기에는 무고한 시민 2명을 경찰서로 연행하거나 집을 압수수색하기도 해 강압수사 논란을 빚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