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건현장 병원 가보니
김 씨와 이 씨는 이후 위층의 빈 병실로 함께 올라갔다. 그리고 김 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이 씨에게 수면유도제 ‘미다졸람’이 섞인 수액과 하트만덱스(포도당 영양제) 등이 들어 있는 수액을 섞어 투약했다. 병실은 병원의 3층부터 7층까지 있다.
김 씨가 수액을 투약한 것으로 추정되는 VIP병실 내부는 호텔 등 숙박시설과 비슷한 구조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앞에 가림막이 쳐져 있고 그 뒤로 대형침대가 하나 놓여 있다. 병실에는 침대와 신생아 침대, 간병인을 위한 소파와 침대, 화장실이 있다. VIP병실과 마주한 일반 병실에는 가림막이 없어 들어서면 바로 침대가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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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1층에선 경비원이 폐쇄회로(CC)TV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화면에는 각 층 복도부터 주차장까지 병원 내외부의 모습이 고스란히 촬영되고 있었다. 병원을 둘러본 결과 범행 당시 김 씨의 행동을 병원 관계자들이 몰랐다는 점은 여전히 의혹으로 남는다. 병실에 올라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하나뿐인 데다 3층 병실 입구에는 간호사 데스크가 있다. 김 씨가 숨진 이 씨를 휠체어에 태우고 내려왔기 때문에 비상계단 이용도 사실상 불가능했다.
▶[채널A 영상] 시신유기 의사, 내연녀에 먼저 문자 보내 “영양제 맞을래?”
5일 본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건 당시 김 씨는 시신을 앉힌 휠체어를 밀고 병원 밖을 나서 병원 옆 주차장으로 가려다 병원 경비원에게 음료수를 건네며 자동차 문을 대신 열어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경비원이 “옮기는 걸 도와드릴까요”라고 하자 김 씨는 “아내가 몸이 안 좋아서 휠체어를 쓰고 있다. 내가 직접 하겠다”고 말했다. 경비원은 휠체어에 있는 여성의 팔이 축 늘어져 있었지만 얼굴에 마스크를 쓴 상태이고 의사가 아내라고 해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다.
이어 김 씨는 시신을 자신의 차에 싣고 자신의 집으로 가서 아내에게 다른 차를 몰고 따라오라고 한 뒤 다시 병원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어 시신을 숨진 이 씨의 아우디 승용차에 옮겨 싣고 한강공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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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황성혜 인턴기자 서울대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과정
▲동영상=‘우유주사’ 피해 여성 마지막 모습 CC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