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형 대안교육센터… ‘모여라 학교’ 중학생들
‘모여라 학교’, 대한노인회, 자전거 동호회 ‘구리챌린저’ 회원들이 28일 경기 구리시 왕숙천의 자전거 도로에 모여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구리=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대한노인회, 자전거 동호회 ‘구리챌린저’, 한국외국어대 자전거 동아리 ‘만리행’ 회원들은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한 뒤 자전거에 올라탔다. 전국이 폭염이던 28일 일행은 경기 남양주시까지 가면서 틈틈이 이야기를 나눴다. 점심도 함께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매주 토요일 왕숙천에 온다.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위탁형 대안교육센터 ‘모여라 학교’에 4월부터 다니는 학생들이다. 학교폭력 가해자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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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한노인회 자원봉사지원센터와 여러 자전거 동호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뜻있는 회원들이 모였다. 대학생 동아리 ‘만리행’도 섭외했다.
학생들은 처음에는 마음을 닫은 상태였다. 첫 모임인 7일, 운동화를 신고 오라 했지만 일부는 슬리퍼 차림이었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라고 해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아저씨라고 말했다. 욕도 자주 나왔다.
회원들은 자전거를 타며 대화하는 방법을 익혔다. 여학생이 거친 욕을 하면 “예쁜 입에서 욕만 나오지 않으면 넌 어딜 가든 최고일 거야”라고 말했다. 소년원에 가게 될 것 같다는 학생에게는 “잘 다녀오는 게 중요하다”며 다독여줬다.
아이들의 사연은 하나같이 회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어렸을 때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충격을 받고 가출했던 아이.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들어주자 학생들은 마음을 조금씩 열었다. 아빠라고 부르고 먼저 다가와 말을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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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무총장은 “나도 학창 시절에 싸움에 연루돼 정학을 당한 적이 있다. 누구나 성장통을 겪으며 자라니 학생들이 잘 자라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구리=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