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옥죄는 감옥에서 벗어나야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
진나라에 악광이라는 관리가 있었다. 지혜로울 뿐만 아니라 늘 모든 일을 백성의 편에서 처리해 백성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에게는 친한 술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친구의 발길이 뜸해졌다. 의아하게 여긴 악광이 이유를 묻자 친구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번 자네와 술을 마실 때 내 술잔에 뱀이 들어 있었다네. 자네가 무안해할 것 같아 그냥 마시긴 했는데 그 후부터 몸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네.”
친구의 기괴한 말에 악광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악광은 술을 마셨던 방으로 가서 이리저리 주변을 살폈다. 곧 그 ‘술잔 속 뱀’의 정체를 알게 됐다. 한쪽 벽에 걸려 있던 화살에 그려진 뱀이 술잔에 비쳤던 것. 악광이 이 사실을 전해주자 친구는 언제 몸이 좋지 않았느냐는 듯 다시 건강해지기 시작했다.
현재의 모습은 무엇이든 선명하게 보인다. 힘들고 괴로운 자신의 처지와 상황은 마치 낙인처럼 선명하게 느껴진다. 매일매일 변함없이 보고 느끼는 상황은 마치 변할 수 없는 감옥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현재의 낙인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눈에 보이는 것이 주는 선명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아직 이뤄지지 않아 볼 수 없지만 분명히 나타날 미래를 상상하라. 이렇게 다른 관점과 시야를 확보하면 ‘술잔 속의 뱀’을 보며 고민했던 술친구의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시 새로운 활력과 건강한 비전을 가슴에 품을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