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았다 일어서면 아이고∼ 통증 반복되면 연골파열 의심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이 관절내시경 수술을 하고 있다. 연골이 파열됐을 때 관절내시경을 통해 시술받으면 절개한 부위가 작아 빠르게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의사의 설명은 이랬다. 장 씨는 관절의 노화가 본격화되는 50대 후반이다. 쪼그리고 앉았다가 일어서기만 해도 관절에 충격이 갈 수 있다. 이런 일상적인 동작이라도 누적되면 무릎 연골이 파열된다. 장 씨는 그제야 원인을 알게 됐다. 평소에 딸기 농사를 짓느라 자주 쪼그려 앉아 일한 결과다.
○ 다치지 않아도 연골 파열될 수 있어
광고 로드중
반월상연골은 무릎의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존재한다. 무릎 위에 있는 뼈의 무게를 무릎 아래쪽에 전달한다. 허벅지와 종아리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며 완충 역할을 해준다. 이 연골은 관절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관절이 움직일 때 생기는 마찰도 최소화한다. 무릎 관절염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월상연골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손상될 위험이 항상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연골이 마모되면서 동시에 파열되는 현상은 45∼60세에 많이 일어난다. 젊은 시절에 특별한 사고나 큰 부상을 당한 적이 없어도 발생한다.
여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무릎 관절이 남성에 비해 작고 약할 뿐 아니라 쪼그려 앉아 집안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폐경 후에는 연골 손상이 더 빨라진다. 연골에 함유된 단백질을 구성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줄어든다.
실제로 연골 파열 환자 중에는 여성이 많다. 척추관절 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제일정형외과병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로 관절내시경 수술을 받은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이 67%를 차지했다.
광고 로드중
반월상연골 파열은 자칫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손상된 채로 장시간 방치하면 관절 연골이 추가로 손상을 입는다. 작은 통증이라도 증상이 반복되면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정밀 검사를 받고 치료를 서둘러야 퇴행성관절염을 방지할 수 있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50대 이후 연령층은 작은 충격에도 연골이 찢어지는 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연골이 손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골 파열도 증상으로 예측해볼 순 있다. 이유도 없이 오금이 땅기거나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날 때 힘이 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 갑자기 걷기가 불편해지고 무릎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어떤 환자는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이런 증상이 생긴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연골이 파열됐는지는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나 관절내시경을 통해 할 수 있다. 관절내시경은 관절 속을 직접 관찰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고 치료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 로드중
관절내시경은 전신마취를 할 필요가 없다. 척추 부분을 마취한 후 작게 절제하면 되기 때문이다. 출혈도 거의 없다. 수술시간도 30분 정도면 되고 2, 3일만 입원하면 된다. 수술 후 빠르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끝>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