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야 채울 수 있다. 그림은 곽호진 작가의 ‘Sailing on the Golden Forest’. 포털아트 제공
“바퀴살 서른 개가 모두 한 개의 바퀴 중앙으로 모여 있다. 그러나 모인 자리가 비어 있어 그곳으로부터 수레의 쓰임이 생긴다. 흙으로 그릇을 만들되 그릇의 빈 곳으로부터 그릇의 작용이 일어난다. 문과 창을 내어서 방을 만들지만 그 비어있는 곳이 방으로 사용된다. 그러므로 ‘있음’을 ‘이로움’이라 하고, ‘없음’을 ‘쓰임’이라 하는 것이다.”(‘도덕경’ 11장)
결국 꽉 찬 것이 그 존재의 의의를 가지기 위해서는 비움이 있어야 하고, 그 비움이 있어야만 꽉 찬 것도 쓰임새가 있다는 이야기다.
바쁜 일상에서 여백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비우지 않으면 결코 채울 수 없다’는 점을 각인하고 비움의 중요성을 인식해보자.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여백을 만들어야 한다. 그 텅 빈 시간을 음미하다보면 어느덧 좀더 풍성해지는 일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남훈 경제 경영 전문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