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방송 조사결과 보도하자 여야의원들 한목소리 성토… “중국산 성조기 흔드는 꼴”
미 ABC방송은 올림픽 대표팀 유니폼을 입수해 재킷 바지 스커트 신발에서부터 모자 넥타이 스카프 벨트까지 제조지를 샅샅이 조사한 결과 모두 중국산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11일 보도했다. ABC방송은 “미국 대표팀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중국산 유니폼을 입고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라며 “미국산 유니폼을 제공하지 않은 미 올림픽위원회(USOC)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슈마다 대립하는 공화·민주당 의원들도 중국산 유니폼 문제만큼은 한목소리로 성토에 나섰다.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민주)는 “중국산 유니폼을 모두 태워야 한다”며 “미국 대표팀이 속옷만 입고 입장하는 한이 있더라도 중국산 유니폼을 입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도 “USOC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느냐,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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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OC는 중국산 유니폼 비난이 가열되자 “디자인은 미국 디자이너인 랄프 로렌이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생산비용을 고려한다면 미국산 유니폼을 착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 랄프 로렌 온라인 스토어에 따르면 대표팀 유니폼 한 벌의 소비자 판매가는 여성용 1473달러(약 170만 원), 남성용 1945달러(약 224만 원). 중국 생산비용은 이 가격의 15%인 250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유니폼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중국과의 임금 차가 17배에 달하고 기타 재료 에너지 비용 등도 상승하기 때문에 판매가가 2400∼2500달러(약 276만∼288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2일 “중국산 유니폼 논란은 미국인들이 독립기념일에 중국산 폭죽으로 불꽃놀이를 하고 중국산 성조기를 흔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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