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F참석 80세 박의춘 외무상 하루 7개국과 연쇄회담 잡았다 결국 일부 일정 미루고 숙소로
박 외무상은 ARF 개막 하루 전인 이날 오전 중국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과의 양자회담을 시작으로 미얀마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7개국 외교 장관과의 회담 일정을 잡았다. 저녁까지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하게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비행기 연착으로 이날 오전 2시가 돼서야 프놈펜 공항에 내린 고령의 박 외무상에겐 버거워 보이는 스케줄이었다.
박 외무상은 이날 숙소인 프놈펜호텔을 나와 회담장으로 가는 길에 취재진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거나 손을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에는 피로감 때문인지 일부 일정을 연기했다. 특히 미얀마와의 회담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일정으로 잡혀 있었는데도 북한이 회담을 전격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미얀마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해 양국 간 협력을 강조한 것에 북한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한국과 대화나 접촉을 할지는 불투명하다. 한미 양국은 2·29 북-미 합의를 깨뜨린 북한이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이기 전에는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1년 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ARF에서 극적으로 남북 비핵화 회담을 성사시키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던 때와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번 ARF 의장성명에 ‘6자회담의 재개’ 같은 내용을 넣는 데 별로 관심이 없다”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프놈펜=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