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천천초 6학년 오은찬 군의 가족이 식사를 하면서 ‘우리 가족 행복 규칙’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왼쪽부터 어머니 반경애 씨, 누나 오주은 양, 오 군, 아버지 오진택 씨.
○ 매주 일요일은 우리 가족 대화시간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 가족이 더욱 행복지기 위해 어떤 가족 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아들)
경기 천천초 6학년 오은찬 군(12)은 매주 일요일 점심이면 가족과 식사를 하며 특정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최근 대화 주제는 ‘우리 가족의 행복을 위한 규칙 만들기’. 가족이 각자의 일로 바쁜 탓에 서로 인사가 소홀해진 점을 아쉽게 여긴 오 군의 아버지 오진택 씨(43)와 어머니 반경애 씨(41)는 이날 ‘인사 반드시 하기’를 새 가족 규칙으로 정했다. 아버지는 규칙을 정하는 과정에서 ‘인사 예절의 의미와 중요성’을 자녀에게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었다.
오 군 가족이 진행한 밥상머리 교육은 지금까지 총 8회. 오 군의 담임교사인 김지영 교사는 매주 일요일 대화 주제 한 가지씩을 문자메시지로 학부모에게 전송한다. △가족의 애로사항 듣고 위로하기 △좋은 친구가 되는 법 말하기 등 주로 가족과 친구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주제다. 김 교사는 “전교생 가정의 참여비율이 8주 만에 10%에서 90% 수준으로 상승했다”면서 “학생들이 학급규칙을 더 잘 지키고 친구를 배려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 교육효과가 금세 나타났다”며 흐뭇해했다.
○ 아버지와 단둘이 퀴즈 풀고 요리하고
강원 어론초 4학년 박준상 군과 아버지 박순 씨는 최근 ‘아버지와 자녀 동반 체험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아버지 박 씨는 “자녀를 때론 엄하게 교육하면서도 자녀와 소통이 잘 되지 않은 점이 늘 마음에 걸렸다”며 “부모의 눈높이를 자녀에게 맞추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 교장선생님과 식사하며 친구하기
경기 오정초 채일형 교장은 밥상머리교육의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눈다.
이 학교 5학년 이지원 양(11)도 최근 교장·교감과 유미숙 담임교사, 박진영 영양교사 등과 둘러앉아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친한 친구는 누구인지, 가정과 학교에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얘기했다.
이 양은 “평소 학급회장으로서 겪는 고충을 털어놓았고 이에 대한 선생님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