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밀실처리 조사 논란“조세영 국장 윗선보고 안해”… 사실상 보직해임 본부발령 차관-동북아1과장엔 경고
박 대변인은 조사결과 브리핑에서 “‘6월 중에 협정에 서명하고 양국 내 절차가 끝나는 시점까지 비공개로 하자’는 한일 간 실무합의에 따라 대통령대외전략기획관실과 외교부가 수차례 협의를 거쳐 차관회의를 거치지 않고 국무회의 즉석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밝혔다. 비공개 추진 결정의 주체를 놓고 청와대와 외교부가 책임 공방을 벌였지만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지 못한 채 ‘쌍방 과실’로 결론을 낸 셈이다.
박 대변인은 “일본 측의 문안 검토, 법제처의 심의가 늦어져 국무회의 전에 거쳐야 할 차관회의 상정이 불가능했다면 일본을 설득해 다음 차관회의 때 하는 게 바람직했다”며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국회 설득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는 등 정무적 판단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비공개 추진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지 여부에 대해선 “이 대통령은 물론이고 주무인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도 몰랐다”는 기존 해명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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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조세영 동북아국장에게 사실상 보직 해임인 본부발령 조치를 내렸다. 조 국장은 안호영 1차관에게 비공개 추진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고, 국무총리실에도 사전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청와대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안 차관과 실무과장인 최봉규 동북아1과장에겐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외교부 내에선 당장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간부는 “조 국장이나 최 과장은 청와대 방침에 따라 열심히 일한 죄밖에 더 있겠느냐. 이런 식으로 하면 누가 책임 있게 업무를 하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조 국장에 대한 외교부의 본부발령이나 안 차관 등에 대한 경고 조치는 공무원법상의 징계가 아니어서 청와대 진상조사에 따른 구색 맞추기 문책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