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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강양희]세종시에 발령받고 4개월 지내보니…

입력 | 2012-07-04 03:00:00


강양희 세종특별자치시 한솔고 교감

올해 3월 한솔고등학교로 발령을 받기 전까지, 주변에서는 세종시 근무 선택에 갸우뚱하는 반응이었다. “향후 발전양상을 가늠할 수 없다” “세종시가 자족도시로서 제구실을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그래도 세종시 근무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롭게 출발하는 ‘첫마을’(충남 연기군 남면 송원리와 나성리 일대)의 ‘스마트학교’에서 나 자신도 새로워지고 싶다는 열망이 컸기 때문이다.

주변의 걱정과는 달리 지난 4개월은 만족을 넘어 희열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무기력해하던 일상에 함몰됐다가 생동감으로 꿈틀거리는 도시의 탄생을 목격하게 된 것은 신선하고도 경이로운 일이었다. 새 학교에서 만난 새 선생님, 새 학생, 정성을 모아 차리는 새 살림…. 지금도 새로 만들어진 8차로의 툭 트인 도로를 달리는 출근길에서 나는 세종시로 가겠다고 결심한 것을 스스로 대견스러워한다. ‘첫마을 아파트’의 불빛과 ‘한두리 대교’의 위용이 어우러진 멋진 밤 풍경을 감상하면서 집으로 향하는 퇴근길의 즐거움도 크다.

세종시 교육의 매력 중 으뜸은 첨단기기가 완비된 학교시설과 전국단위 공모를 통해 선발된 우수 교원조직이다. 학교 전구역 와이파이 환경, 전자칠판과 전자교탁, 클라우드 시스템, 1인 1스마트패드 등은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하다. 이런 교육시스템은 아이들로 하여금 넓은 세상과 소통하게 하고 능동적인 탐험가가 되도록 한다. 선생님은 학생들과 진정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지식의 전달자가 아닌 학습안내자로서, 미래사회가 추구하는 교사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고민도 있다. 정부가 세종시 이전 대상 소속 공무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응답자 중 절반이 ‘나 홀로’ 이주하거나 출퇴근할 예정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가족이 모두 함께 정착하기를 망설인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한 요인이다. 새로 지어졌기에 학교의 틀이 잘 갖춰지지 않았으리라는 추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나라 학부모들은 사교육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학원이 거의 없는 세종시는 교육 시장으로서 불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런 이유로 세종시의 학교들은 학생들에 대한 열정이 어느 곳보다 크다.

향후 유아·초등교육의 기틀이 잡힌다면 젊은 층의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안도하고 이전하게 될 것이다. 우수한 대학 진학 실적을 거둔다면 중년층의 세종시 전입 결단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인접한 도시들의 과학적 환경이나 교육적 인프라를 연계하고 다수의 주변대학을 교육활동의 파트너로 적극 활용한다면, 취약한 학교 밖 교육기반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좋은 것보다 맨 처음이 낫다’(알 리스, 잭 트라우트 공저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서)는 말은 활력으로 충만한 새 도시 세종시를 두고 하는 얘기다. 다만 세종시민들이 워싱턴과 같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호언한 국회의원을 믿고 있고, 세종시의 초석을 다지는 시장의 추진력을 기대하며, 세종교육의 이정표를 세우는 열린 교육감을 의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분들이 명심하시기를 기원할 따름이다.

강양희 세종특별자치시 한솔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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