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인맥관리
[CASE]
인맥의 종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지인의 수는 인기 또는 영향력의 척도로 통합니다. 트위터에서 가수 레이디 가가는 2600만 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600만 명, 소설가 이외수는 137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립니다. 올해 3월 트위터를 시작한 가수 아이유도 팔로어가 25만 명이나 됩니다. 하루 서너 시간씩 SNS에 집중해 10만 명이 넘는 지인이 생긴 한 대학생은 “SNS가 내 취업 무기”라고 신문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솔직히 그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상응하는 가치가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는 현재 12만 명을 넘습니다. 이는 가수 허각의 팔로어 수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비슷한 인기나 영향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그렇다고 연결적 사회자본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을 채용하고 일을 맡길 때 모르는 사람보다는 한 번이라도 이야기를 나눠 본 사람을 선호하는 건 인지상정입니다. ‘나, 그 사람 알아’라는 말 한마디는 아주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지요.
‘젊은 누나’ 강문영 교수가 소개하는 성공 사례를 보시죠: 졸업을 1년 정도 남겨둔 한 대학생이 관심 분야 기업들에 꾸준히 도전한 끝에 한 회사의 인턴이 됐습니다. 그는 인턴기간에 자신이 희망하는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과 가까이 지내며 그 일을 수행하려면 어떤 자질과 역량이 중요한지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선배 직원들을 자신의 인맥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이 인맥을 잘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좀 더 완벽하게 습득했고, 바로 그 선배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해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진출하고픈 분야의 문을 계속 두드리다 살짝 열린 문으로 곧장 들어가 연결적 사회자본을 만들고 그중 일부는 결속적 사회자본으로 바꿔 자신의 성장에 활용한 경우지요.
고객관계관리를 개인관계관리로
기업의 고객관계관리(CRM)는 고객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고객정보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를 분석해 어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예측하거나, 누가 좋은 고객인지 파악해 이들을 놓치지 않도록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지요. 자녀의 졸업을 앞둔 고객에게 인기 있는 졸업선물의 할인쿠폰을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게 한 예입니다. 미국의 몇몇 회사는 고객이 상담전화를 걸 때 입력하는 고객등록번호를 식별해 주요 고객이면 대기시간 없이 바로 VIP 상담원에게 연결합니다. 이와 달리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반품과 변상을 요구해서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악성 고객도 있습니다. CRM 활동은 이들 악성 고객에 대한 대처도 포함합니다.
기업이 CRM에 신경 쓰는 만큼 청춘들은 개인관계관리, 즉 ‘PRM(Personal Relationship Management)’에 신경 써야 합니다. 업무나 취업 등 목표에 따라 인맥성과기록표(표 참조) 같은 분석틀을 사용해 주위 사람들을 구분하면 기존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바꿔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자본을 더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우정과 의리에 기초한 순수한 인간관계에까지 이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세상이 너무 무미건조해질 테니까요.
다음 편에서는 순고객추천지수(NPS)라는 마케팅 도구를 타인이 ‘강추’할 만한 인재가 되기 위한 자기관리에 어떻게 활용할지 알려드리겠습니다.
박병호(트위터 @mediapark1999)와 강문영(트위터 @MoonYoungKang)은 KAIST 경영대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