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5년 새 13배로 껑충… 제품뿐 아니라 문화도 판다
사회적 기업이 운영하는 암흑 체험장인 ‘어둠 속의 대화’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들어서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2007년 첫선을 보인 이후 5년 만에 13배가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전스 제공
좁은 빌딩 안이지만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은 암흑 속에서 시끌벅적한 시장도, 활기찬 부두도, 커피를 내놓는 레스토랑도 방문했다. 그리고 90분 동안 방문객을 이끌던 로드마스터의 마지막 말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저는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이곳 직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시각장애인으로 암흑 속에서 여러분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어둠 속의 대화를 운영하는 엔비전스는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중 하나다.
○ 5년 만에 13배로 늘어난 사회적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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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4월 말 현재 국내 사회적 기업 수는 656곳. 예비 사회적 기업 1340곳을 포함하면 국내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1만6406명에 이른다. 기업 수와 종사자 수는 2007년에 비해 각각 13배 및 6배로 늘었다.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도 지난해 1만 명을 넘어섰다.
사회적 기업을 분야별로 나눠봤을 때는 환경(113곳·17.2%)부문이 가장 많다. 이어 사회복지(92곳·14.0%)와 문화(89곳·13.6%), 간병가사(53곳·8.1%) 등의 순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청소업체 등 서비스 업체가 초기 사회적 기업으로 많이 지정됐지만 지금은 문화부문 사회적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사회적 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다음 달 1, 2일 서울 코엑스에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과 함께 제1회 사회적 기업 박람회를 개최한다. 박람회에서는 74개 사회적 기업과 11개 지방자치단체가 참가해 그동안 ‘공공구매’에 의존해 왔던 사회적 기업 제품을 일반 기업이나 소비자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 필요한 곳 긁어주는 지원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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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길수 고용부 사회적 기업 과장은 “그동안 사회적 기업 예산의 70%가 소외계층 인건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며 “앞으로 사회적 기업의 시장 판로 개척을 돕는 등 자립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