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등병출신 투스타’ 최갑석 예비역 소장의 정치권 향한 쓴소리
이등병에서 시작해 소장까지 진급했던 최갑석 씨가 19일 경기 용인시 자택에서 6·25 전쟁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용인=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이등병에서 육군 소장으로 진급해 대한민국 군인 역사의 신화로 꼽히는 최갑석 예비역 소장(83)은 18일 경기 용인시의 자택에서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6·25전쟁과 대한민국의 현재’에 대한 질문에 분노에 찬 눈빛을 거두지 못했다. 예편한 지 29년 지난 장군의 목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쩌렁쩌렁했다.
국군 창설 전인 1947년 이등병으로 조선경비대에 입대해 이후 육군에서 36년 10개월을 근무하며 소장까지 진급한 그는 최장기 근속 기록과 최다 계급 진출 기록을 세웠다. 최다 병과 근무에 베트남전 등 6곳을 참전한 최다 전투지역 참가자이기도 하다.
광고 로드중
최갑석 장군이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1974년 육군 준장 임명장과 1978년 소장 임명장. 용인=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전역 후에도 재향군인회 특별안보계도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 전 소장은 “안보교육을 나가 초중고생들에게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아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하는 현실에 한탄할 때가 많다”며 “역사를 잊은 자에게 미래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른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도외시한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소장은 6·25전쟁이 있기 직전의 혼돈 상태와 비교해 지금의 한국 사회가 결코 안정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능한 정치인들이 당파싸움을 벌이다 종북(從北)주의에 물든 국회의원까지 탄생했다”며 “지금의 정치판은 정말 황당하다”고 한탄했다. 이어 “6·25전쟁, 천안함 사태와 같은 ‘북한 침략의 역사’를 잊고 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때 다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