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평가-보완작업 필요”예산확보-협의 지연 때문인듯
제주올레와 함께 제주지역 명품 트레일(산과 들, 계곡 등의 오솔길) 코스로 조성하던 ‘한라산 둘레길’ 사업이 당분간 중단된다.
제주도는 내년 서귀포시 돈내코에서 수악교까지 8km에 이르는 둘레길 4차 연도 사업을 마무리한 뒤 둘레길 조성을 잠정 중단한다고 20일 밝혔다. 당초 2010년부터 2014년까지 30억 원을 들여 서귀포자연휴양림, 돈내코, 사려니숲길, 한라생태숲, 관음사야영장, 천아오름수원지, 돌오름 등을 연결해 한라산 허리(해발 600∼800m)를 한 바퀴 도는 80km 코스를 만들 예정이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잠정 중단 이유에 대해 “둘레길에 대한 평가와 보완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성급하게 둘레길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해야 명품 숲길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둘레길 조성사업을 발표할 2010년 당시 의욕적이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둘레길 조성의 잠정 중단에 대해 제주도는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 둘레길 조성과 관련해 예산 확보가 여의치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둘레길에 포함된 시험림 등을 관리, 운영하는 국립산림과학원 측이 코스 개통에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예산문제를 비롯해 토지주, 관계기관 등과의 협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서둘러 추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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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