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마다 ‘불청객 특화’
시민의 휴식처인 공원을 망가뜨리는 불청객은 유형별로 다양하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은 도박꾼, 종로구 종묘공원은 성매매 여성, 한강시민공원은 폭주족의 집결지다. 중구 서소문공원, 동대문구 간데메공원 등 무료 급식시설이 있는 곳 주변의 공원은 노숙인이 집중적으로 몰린다. 주변에 학교가 많은 종로구 낙산공원과 광진구 중곡3동 마을공원 등은 10대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활용된다. 구로구 금천구 지역 공원에서는 조선족들이 소란을 피우는 일이 잦다.
14일 오후 보라매공원에서는 50, 60대 남성 15명이 내기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김모 씨(52)는 “소일거리로 하는 건데 화투 좀 치면 어떠냐”며 웃었다. 근처에서 조깅을 하던 박모 씨(56·여)는 “내기게임을 하다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일이 많아 늘 불안하다”고 했다. 올 1∼5월 이 공원에서 벌어진 폭력 등 범죄 건수는 63건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종묘공원에서는 노인 성매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15일 종묘공원에 들어서자 백발의 남성들에게 슬며시 다가가 성매매를 권하는 속칭 ‘박카스 아줌마’ 서너 명이 눈에 띄었다. 올 들어 성매매로 단속된 건수도 20건에 달했다. 방문객 양모 씨(72)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종묘공원에 오는 노인들이 모두 성매매 남성으로 매도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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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이 점령한 공원 주변 주민들은 공원 자체를 없애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한다. 서울 강북구 은모루어린이공원은 화장실에 노숙인이 많이 몰려 구청에서 물을 끊는 바람에 화장실 악취가 동네를 뒤덮은 적이 있다. 주민 강모 씨(37)는 “냄새 때문에 공원을 피해 길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발 공원을 없애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소문공원에서는 여름이 되면 노숙인들이 속옷만 입고 활보해 어린 자녀들이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