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파문’ 조계종 쇄신 대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7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표한 ‘제1차 쇄신계획’을 통해 각종 분규와 비리의 원인이 됐던 사찰과 종단 운영의 전근대적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사찰의 재정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종단 법으로 사찰예산회계법을 제정해 신자들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향후 직영사찰과 직할교구 사찰, 교구본사 등으로 재정 공개를 확대할 방침이다.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는 사찰은 통합 전자발권 시스템을 도입해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사찰의 모든 수입에 대해 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며 사찰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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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 스님은 자신과 관련한 일부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제가 총무원장으로 부임하기 전, 10여 년 전에 있었던 부적절한 일에 대해서는 향후 종헌종법에 따라 종도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규명하도록 하겠다”며 “다만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종단의 책임자로서 바라이죄(波羅夷罪) 같은 무거운 잘못은 결코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라이죄는 음행(淫行) 도둑질 살인 거짓말 등 스님이 승단을 떠나야 하는 중죄를 뜻한다. 자승 스님이 자신의 부적절한 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쇄신대책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종단 안팎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수습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비상대책위 구성 등 종단의 뿌리를 흔드는 초법적 발상은 다시 종권 투쟁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쇄신대책조차도 향후 중앙종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계속 쇄신안을 내놓을 것이고, 종회의 적극적인 개혁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