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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c]샤를 앙투안 피카르 ‘동 페리뇽’ 아시아 매니저와 함께한 오감만족 체험

입력 | 2012-06-08 03:00:00

달콤 새콤 매콤 시큼 씁쓸… 5色요리 속 감도는 인생 5味




동 페리뇽의 숨겨진 맛을 일깨우기 위해 개발된 요리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파사드식 계란 요리, 사프란 리조토, 일본 녹차가루인 말차, 팬에 볶은 푸아그라에 얹은 검은색 소스 몰레, 캐비아와 어우러진 히비스커스 젤리. 이 시음회에 사용한 테이블, 의자, 접시, 조명 등 집기도 동 페리뇽 2003년 빈티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특별히 디자인했다. 동 페리뇽 제공


동 페리뇽의 아시아 브랜드 매니저인 샤를 앙투안 피카르 씨. 시음 의식을 진행하는 내내 그는 “동 페리뇽은 샴페인의 한계를 뛰어넘는 샴페인이다. 다른 무엇보다 샴페인의 맛과 품질을 언제나 우선순위에 둔다”고 강조했다. 동 페리뇽 제공

‘동 페리뇽’을 한 모금 마신다. 천천히 맛을 느끼다 보면 과실 맛, 씁쓸한 맛, 단맛, 신맛이 조금씩 난다. 복잡 미묘할 만큼, 각각의 맛을 온전히 느끼기도 전에 스쳐지나가 버린다. 이 맛을 뚜렷이 경험시키기 위해 동 페리뇽은 ‘어둠 속의 계시’라 불리는 5단계의 시음 의식을 개발했다. 동 페리뇽에서 영감을 얻은 다섯 가지 색깔을 콘셉트로 한 이 ‘의식’을 거치다 보면 동 페리뇽 속에 숨어 있는 맛을 느끼게 된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회현동 스테이트타워에서 동 페리뇽의 샤를 앙투안 피카르 아시아 브랜드 총괄 매니저(35)와 함께 시음 의식을 경험해봤다.

#1. 화이트

빈 잔에 동 페리뇽 2003년 빈티지가 절반쯤 채워지면서 의식이 시작됐다. 잔 속에서 올라오는 투명한 기포를 구경하는 사이 검은 접시 위에 올려진 흰 계란 요리가 나왔다. 이름하여 ‘파사드식 계란 요리’. 이 음식을 개발한 셰프의 이름을 따서 지었는데, 반숙 형태의 계란을 휘저어 휘핑크림처럼 부드럽게 만든 요리다. 작은 티스푼으로 계란을 푹 떴다.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온 입안에 퍼졌다. 이때 피카르 매니저의 조언에 따라 동 페리뇽을 한 모금 마셨다. 특이했다. 요리가 나오기 전에 마셨을 때보다 탄산이 더 강했고 상쾌한 맛이 났다.

#2. 옐로

이어 인도 향신료인 사프란을 넣은 노란 리조토가 접시에 담겨 나왔다. 금가루가 뿌려져 노란색 화려함을 더했다. 이 요리에는 껍질도 벗기지 않은 채 7년 동안 숙성시킨 특별한 쌀을 썼다. 씹는 내내 짙은 곡물 맛이 났다. 다시 동 페리뇽을 마셨다. 이번에는 샴페인 속 포도 과실 맛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갓 수확한 곡식과 방금 딴 탱글탱글한 포도 알갱이가 만난 듯했다.

2003년 유럽은 때 아닌 서리와 폭염을 겪었다.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322년을 살아온 ‘마리 앙투아네트 떡갈나무’가 고사(枯死)했을 정도. 동 페리뇽 2003년 빈티지는 그 가운데 살아남은 포도 알갱이로만 만들었다. 유달리 강하면서도 우아한 과실 맛이 느껴지는 이유다.

#3. 그린

“이번 음식은 조금 색다를 겁니다.” 피카르 매니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 번째 요리가 나왔다. 다름 아닌 일본 녹차 가루를 뜨거운 물에 풀어낸 녹색 ‘말차(抹茶)’. ‘차센’이라는 대나무 거품기로 저어 표면에 카페라테처럼 거품이 있다. 한 번에 마셨다. 고소하면서도 씁쓸한 뒷맛이 느껴졌다. 말차와 함께 마시니 동 페리뇽에 숨어 있던 씁쓸한 맛이 강하게 났다. 말차의 쓴맛이 동 페리뇽의 레몬(시트러스) 성분에 든 쓴맛을 배가시켰기 때문이다.

#4. 레드

붉은 히비스커스 꽃으로 만든 붉은 젤리에 진회색 캐비아가 얹혀 나왔다. 젤리와 캐비아를 스푼에 올려 한 번에 맛봤다. 캐비아의 짭조름한 맛과 젤리의 시큼한 맛이 섞였다. 직후 맛본 동 페리뇽은 단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피카르 매니저는 “사람들은 대부분 레드와인은 치즈와, 샴페인은 캐비아와 먹어야 한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동 페리뇽 같은 숙성된 샴페인은 이처럼 다양한 요리와 어울리며 그때마다 다른 맛이 난다”고 말했다.

#5. 블랙

마지막은 팬에 볶은 푸아그라에 40여 가지 재료를 섞은 멕시코 소스 ‘몰레’가 얹어진 요리였다. 부드러운 질감에 스모키한 향과 맛이 풍겼다. 이 요리와 함께한 동 페리뇽은 독특하게도 매운맛이 났다. 이 맛이 채 가시기도 전에 손등에 캐비아를 얹었다. 피부의 온기로 약간 따뜻해진 캐비아와 뒤따라 나온 보이차를 마시며 입가심을 했다.

“기쁠 때, 슬플 때 모두 동 페리뇽을 마셔 보세요. 이 안에 숨어 있는 독특하고 다양한 맛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독특한 ‘맛 체험’에 즐거워하는 기자를 향한 피카르 매니저의 한마디로 이날의 의식은 모두 끝났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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