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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권재현]‘새벽의 7인’

입력 | 2012-06-04 03:00:00


꼭 70년 전 오늘 독일 나치 전쟁범죄의 최대 브레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가 최후를 맞았다. 돌격대(SA)와 친위대(SS), 게슈타포. 나치 공포정치의 하수인 역할을 수행한 악명 높은 3대 기관이다. 이들 조직은 히틀러의 걸림돌 제거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전위부대라는 점은 닮았지만 기원과 핵심 인물에서 차이를 보인다.

▷돌격대는 세 조직 중 가장 빠른 1921년 창설됐다. 나치당 대중 집회의 경호 조직으로 창설된 뒤 준군사조직으로 발전했다. 이탈리아 파시스트당의 검은 셔츠단을 본떠 갈색 셔츠단으로도 불렸다. 1933년 히틀러가 집권했을 때 200만 명으로 불어난 돌격대의 수장은 육군장교 출신으로 히틀러의 혁명동지였던 에른스트 룀이었다. 룀은 사석에서 유일하게 히틀러와 맞먹는 존재였다. 하지만 룀과 그 휘하 수뇌부는 돌격대의 정규군 편입을 주장하며 좌충우돌하다 1934년 6월 히틀러의 밀명을 받은 친위대의 급습을 받고 처형된다. ‘장검의 밤’으로 불린 이 사건 이후 돌격대는 유명무실해진다.

▷친위대는 돌격대 산하 조직으로 1925년 창설됐다. 히틀러의 경호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었다. 친위대는 나치 독일의 내무장관이 되는 하인리히 힘러가 장악하면서 막강해진다. 반면 게슈타포는 공군 장교 출신으로 나치 독일의 2인자가 되는 헤르만 괴링이 1933년 창설한 비밀경찰 조직이다. 돌격대와 친위대가 당 조직이라면 게슈타포는 국가기관이다. 힘러와 괴링이 공동의 정적인 룀의 제거를 위해 제휴하면서 괴링이 이끌던 게슈타포가 힘러가 이끄는 친위대 산하로 들어가게 된다.

▷친위대 산하 정보부대인 보안방첩부(SD)와 게슈타포는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 통합된다. 1939년 창설된 제국중앙보안국(RSHA)이다. 그 초대 수장이 힘러의 오른팔이자 룀 제거의 최대 공신이었던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다. 해군장교 출신의 하이드리히는 돌격대를 잡아먹고, 친위대와 게슈타포를 양 날개 삼아 나치 독일 전쟁범죄의 대다수를 기획했다. 유대인 인종청소를 결정한 반제회의를 주관하고, 그 집행자 아돌프 아이히만을 발탁했다. 힘러조차 그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벽의 7인’(1975년)이라는 영화로 널리 알려진 체코슬로바키아 레지스탕스들이 영웅적 희생을 통해 하이드리히를 제거했다.

권재현 문화부 차장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