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 고객에 50GB 제공… 구글-아마존과 격전
드롭박스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은 이용자가 자신의 파일을 온라인 공간에 저장할 수 있는 일종의 웹하드 서비스로 여러 개의 모바일기기와 쉽게 연동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예를 들어 PC에 드롭박스를 설치해놓고 그 안에 파일을 넣으면 이 파일을 드롭박스 앱이 깔려 있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에서 꺼내볼 수 있다.
이 앱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S3에 기본으로 들어간다는 점이 주목된다. 또 드롭박스는 원래 고화질(HD) 영화 한 편 정도의 용량인 2GB(기가바이트)를 무료로 제공했는데 갤럭시S3 이용자에겐 2년간 50GB를 제공한다. 드롭박스와 삼성전자의 이 같은 협력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무한경쟁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아이폰+아이클라우드’ vs ‘갤럭시S3+드롭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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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에 드롭박스가 기본으로 깔리는 것은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강력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갖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애플은 드롭박스와 유사한 아이클라우드를 갖고 있다. 아이폰에서 저장한 파일을 아이패드에서도 꺼내볼 수 있다는 편리함 때문에 애플 이용자들을 애플 제품에 묶어 놓는 효과가 있었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이런 서비스가 없어서 스마트폰인 갤럭시S의 판매량 증가가 태블릿PC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에 갤럭시S3를 내놓으면서 드롭박스라는 ‘킬러 앱’을 긴급하게 수혈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도 애플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 글로벌 클라우드 격전지가 된 한국
드롭박스는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점 때문에 별다른 마케팅 노력을 하지 않고도 전 세계 2억5000만 대의 모바일기기를 점령했다. 국내에 정식 출시가 되기 전에도 적지 않은 이용자가 드롭박스를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한국 진출은 휴대전화 시장뿐 아니라 한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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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구글도 한국 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전담 조직을 만들며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을 선언했다. 아마존은 이미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다음 달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는다. IT 업계 전문가는 “한국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의 전쟁터가 됐다”면서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혁명에 뒤처졌던 실수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