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主 설즈버거 여자친구, 첫 여성 CEO 퇴진 개입설설즈버거 일가 간섭도 심해주가 급락… 매각설도 솔솔
매거진 ‘뉴욕’은 26일 ‘누가 로빈슨을 내쫓았는가’라는 11페이지 분량의 심층 기사를 통해 161년 전통의 미국 최고급 신문 NYT에서 설즈버거를 둘러싸고 두 여성이 치열한 다툼이 벌이는 통속 드라마 수준의 내분이 벌어졌다고 소개했다.
NYT 최초 여성 CEO인 로빈슨은 광고영업 말단에서 시작해 29년 동안 일하면서 CEO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 그가 지난해 말 쫓겨나듯 물러난 것은 CEO에 취임한 지 7년 만이었다. 독신인 로빈슨은 CEO 시절 매일 저녁 집에 일을 싸가지고 갈 정도로 일에 몰두하는 전형적 일중독자로 불렸다. 설즈버거도 인터넷판 유료화 등 공격적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는 로빈슨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환상의 팀워크를 보여줬다. 이성(異性)관계는 결코 아니었지만 업무관계에서는 ‘부부’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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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NYT 이사회가 경영부진을 이유로 로빈슨에게 사임을 권고한 것. 그러나 NYT의 경영난은 수년 동안 지속된 것이다. 로빈슨을 사임시키기 위해 2400만 달러(약 281억 원)의 천문학적 퇴직금을 지불하도록 한 것도 곤살레스의 아이디어로 밝혀졌다. 로빈슨이 CEO로 있는 동안 NYT 주가가 80% 하락하는 등 경영부진이 심화됐기 때문에 로빈슨으로서도 변명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한편 두 여성의 다툼 외에도 NYT는 전문경영인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설즈버거의 외사촌이자 실세로 통하는 마이클 골든 부회장은 자매지 보스턴글로브를 매각하는 문제 등으로 로빈슨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설즈버거 가문은 주가 하락으로 배당금 지급이 줄어 사치스러운 라이프스타일 유지가 어려워지자 2009년 변호사를 고용해 경영진을 상대로 배당금을 더 많이 받아내려는 소송까지 벌였다.
NYT 주가는 올 들어서만 25%나 급락했다. 2008년 NYT가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 팔릴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후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 루머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 미디어그룹을 소유한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이름이 인수후보자로 나돈다. 물론 현재로선 NYT 매각설은 전혀 실현성 없는 루머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