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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또 100억… 오리온 비자금 악몽 ‘네버 엔딩’

입력 | 2012-05-29 03:00:00

그룹내 비자금 관리 의혹
김모 부장 사전영장 청구… 조경민 前사장 연루 가능성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 심재돈)는 28일 스포츠토토 재경팀 부장 재직 당시 100억여 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배임) 등으로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의 측근인 김모 부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씨는 오리온그룹 안에서 조 전 사장의 비자금 조성 실무를 담당하고 비자금 관리를 맡아 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스포츠토토를 비롯한 5, 6개 계열사 임직원들의 임금을 과다 계상해 지급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6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50억 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씨가 빼돌린 회삿돈으로 외제 스포츠카와 명품 시계, 고급 와인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는 진술을 회사 관계자로부터 받아내고 관련 증거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스포츠토토용 용지와 광고 판촉물 등 스포츠토토 사업에 필요한 각종 물품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I사 등 조 전 사장의 형이 운영하는 여러 회사를 협력사로 선정한 뒤 이 회사들에 거짓으로 물품을 발주하거나 실제보다 부풀려 발주하는 식으로 지불한 대금을 빼돌리는 수법을 동원해 50억 원의 회삿돈을 추가로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스포츠토토 관련 물품 제작을 허위·과다 발주해 준 대가로 I사에서 수억 원을 받은 혐의(배임 수재)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조 전 사장이 김 씨에게 회사의 자금과 인사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긴 점과 김 씨가 오리온그룹 안에서 조 전 사장의 ‘집사’로 알려져 있는 점 등에 주목해 조 전 사장이 김 씨가 회삿돈을 빼돌리는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일개 부장이 자기보다 직급이 높은 임직원들의 임금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6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조 전 사장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 역시 김 부장 혼자 실행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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