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사들 “1014억 공사비로는 현 설계 무리” 입찰 안해
대구시의 야구장 건설공사가 차질을 빚으면서 시를 비판하는 지역 야구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23일 공사비 1014억 원의 야구장 건설공사 입찰을 공고했다. 그러나 마감시한인 이달 2일까지 나서는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대구시는 공사비를 포함해 사업비 1500억 원 가운데 500억 원을 삼성 라이온즈가 낸 만큼 그룹계열사인 삼성물산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삼성을 제외한 대형 건설사도 대구시가 제시한 공사비보다 최소 300억 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분석해 입찰 참여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지역 야구팬은 속이 탄다. 대형 건설사가 재입찰에 참여한다는 보장도 없고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야구장을 공사비에 맞춰 줄이는 것도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30년 삼성 야구팬이라는 오정훈 씨(40·대구 북구 침산동)는 “광주는 벌써 야구장 공사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대구는 도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며 “야구장 건설을 진행하지 않고 미적거리면 야구팬들을 모아 대구시장 퇴진 운동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야구팬은 “대구시의 의지가 강하다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른 후 남은 500억 원을 야구장 신축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시는 2014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수성구 연호동과 삼덕동 일대에 총면적 5만7000m²(약 1만7200평), 관중 수용 능력 2만4000석 규모의 새 야구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