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면서 영어 단어를 외우며 공부하는 초등학생들. 이처럼 컴퓨터를 활용한 ‘G러닝’은 부모나 강사가 시간과 방법을 잘 관리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화면에 ‘또한’이나 ‘거의’ 같은 단어가 뜨면 신 군은 ‘either’ ‘almost’ 같은 답을 적어 넣는다. 답을 맞히면 화면 속 캐릭터가 한 단계씩 더 솟구친다. 게임 이름은 ‘로켓 라이더’. 학습효과를 높이도록 만든 ‘G러닝’ 프로그램이다. 신 군은 “하루에 1시간씩 컴퓨터 게임을 이용해 영어를 공부한다”면서 “1년가량 했는데 책으로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 게임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공부한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 게임을 ‘당근’으로 활용
학생이 학습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 때,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스스로를 통제하는 능력을 길러주고 싶을 때, 부족한 학습주의력을 길러주고 싶을 때 G러닝은 좋은 대안이 된다. 정상JLS 서은선 G러닝사업팀장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굳이 게임을 활용해 공부를 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게임을 좋아하고 공부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아이들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교과서와 연계하면 효과 높아져
G러닝을 활용할 때는 학생의 나이를 고려해 게임 유형을 선택해야 한다. 학습 내용과 수준은 게임 프로그램에서 조절할 수 있으므로 학생이 좋아하는 게임을 활용해야 효과가 높다. 유아의 경우 문제를 아이가 풀면서 스스로 진행하는 방식은 버겁다. 예를 들어 화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굴러오는 양파 그림을 ‘Onion’이라는 단어와 자연스럽게 연결짓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초등학생 중에서 저학년은 앙증맞고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이나 주인공 캐릭터가 활발하게 움직이는 액션게임을 좋아한다. 반면 고학년은 문제를 정확히 풀었을 때 받는 ‘보상’을 활용해 캐릭터를 키우거나 자신의 구역을 만드는 게임을 좋아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서 팀장은 “이왕에 G러닝을 활용하기로 했다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형의 게임을 선택해야 몰입과 집중을 기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접속해서 학습한 기록이 남고 캐릭터의 레벨을 통해 학생이 얼마나 공부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는 학생의 게임시간, 즉 ‘G러닝 학습량’을 계속 살펴보고 지나치게 많이 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
○ ‘게임’의 한계 분명히 해야
게임과 학습이 직접적으로 결합된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학습에 대한 ‘보상’으로 게임을 활용하는 방법도 넓은 의미의 G러닝에 속한다. 예를 들어 웅진씽크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학습지 ‘씽크U’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매일 해야 하는 학습량을 마칠 때마다 사이버머니를 지급해 캐릭터를 꾸미거나 인물카드를 모아 게임에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실력이 비슷한 학생들이 짝을 지어 일주일 동안 문제를 풀고 평균 점수로 승패를 결정하게 하는 게임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공부가 아니라 게임에만 지나치게 빠지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웅진씽크빅 신원섭 교문마케팅팀장은 “학습과 게임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해 게임 시간이 학습 시간의 10% 미만, 최대 30분 이내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G러닝 ::
게임에 정규 교육과정 내용을 담아 학습내용의 개념과 원리를 재미있게 익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게임기로 한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