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5주기에 4시간여 완창하고 앙코르도
발표회가 열린 이날 오후 2시 대전 중구 대전연정국악문화회관 소극장. 20대부터 80대까지 관객 150여 명이 객석을 가득 채웠다. 고 명창은 사철가로 목을 푼 뒤 춘향가를 시작했다. 시종일관 추임새로 같이 호흡한 관객들은 후반부로 갈수록 힘을 더하는 목소리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고수를 교체하고 무대복을 갈아입기 위한 10분이 휴식의 전부였다. 소리를 끝내고 앙코르 요청을 받자 곧바로 어사또(이몽룡)와 춘향의 재상봉을 월매가 기뻐하는 대목을 불러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 부분은 스승 오 명창이 가장 잘 불렀다는 대목이다.
판소리 전문가인 목원대 최혜진 교수(국문학 박사)는 “고 명창을 곁에서 지켜 봐 오고 있지만 오늘 소리는 최고의 소리였다. 2009년 완창 발표 때보다 더욱 성숙하고 성량과 기량면에서 더할 나위 없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고 명창은 “스승이 불렀던 대목들을 재현하면서 마음이 찡했다”며 “판소리 5바탕 가운데 남은 심청가와 적벽가를 연말과 내년에 연이어 완창해 스승과 판소리 마니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