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위)의 의상 스타일로부터 시작된 ‘착시 의상’이 김아중(아래)과 박지윤(오른쪽 사진) 등 후배 스타들에 이어지며 연예계 대표 트렌드가 됐다.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입은 듯 안 입은 듯…‘착시 의상’ 패션 화제
피부색 안감…엉큼한 상상 유발도
장미희 영화제 시상식 의상이 원조
김아중·박지윤도 파격 스타일 합류
걸그룹도 ‘튀어야 산다’ 동참 행렬
‘입은 듯 안 입은 듯…, 더 섹시하게!’
이 같은 스타일은 2007년 배우 장미희가 한 영화제 시상식 레드카펫을 밟으며 재킷 안에 검정 브라만 입은 듯한 의상을 입고 시선을 모은 뒤 유행하기 시작했다. 장미희의 의상은 피부색 라운드 티셔츠에 검정 브라가 프린트된 것이었다. 마치 맨 몸에 브라 하나만 걸치고 나온 모습으로 비치며 화제가 됐다.
이후 여자 스타들이 하나 둘 착시 의상을 선택하더니 이젠 하나의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김아중, 김규리, 박지윤, 임수정, 그룹 미쓰에이 등이 각종 행사와 방송을 통해 착시 의상을 공통적으로 입어 팬들의 시선을 끌어당겼다.
김아중은 최근 한 시상식에서 검은 롱드레스로 육감적인 몸매를 뽐냈다. 이 드레스가 화제가 된 건 다름 아닌 양쪽 옆구리 부분의 맨살이 훤하게 드러난 듯한 파격적인 디자인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드레스 역시 자세히 살펴보면 옆구리 부분만 피부색의 안감이 덧대어져 있었다.
박지윤 역시 최근 열린 채널A ‘굿바이 마눌’의 제작발표회에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 역시 자세히 살펴보면 레이스 아래로 피부색 톤으로 된 안감을 덧댄 것이었다.
착시 의상으로 여배우들 못지않게 시선을 끈 걸그룹도 있다. 미쓰에이는 2월 중순 네 번째 미니앨범을 발표하며 의상 콘셉트로 ‘착시 의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일명 ‘붕대의상’으로 불린 스타일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멤버들이 맨 몸에 붕대를 감은 듯한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이처럼 착시 의상이 여자 스타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튀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스타일리스트 정영미 실장은 “스타들의 기본 콘셉트에서 과도하지 않게 이미지 변화를 주기 좋은 것 같다”면서 “속살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스타일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착시 의상은 오히려 과도한 노출보다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하루에 두 세 차례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누구보다 더 예뻐 보이고, 팬들의 눈에 들고 싶어 하는 스타들의 속마음은 당분간 ‘착시 의상’의 유행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