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건물 옥상… 땡볕아래서 김밥 두줄… 아, 화장실 새벽 2시 시장 골목… 언제쯤 한 건 할까… 하품과의 전쟁
《 종합편성TV 채널A의 ‘관찰카메라 24시간’은 ‘인해전술 다큐’다. 스포츠를 중계하듯 8대 이상의 카메라가 동원되고, 1번부터 8번까지 등번호를 부여받은 비디오 저널리스트(VJ)들은 한날한시에 촬영 장소로 출동해 꼬박 24시간 동안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카메라에 담는다. 인해전술은 유효했다. 1일 첫 방송분은 4개 종편 채널 중 동시간대 시청률 1위( 1.087%), 8일 2회분은 종편 전체 시청률 1위(2.295%)를 기록했다(TNmS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6mm 카메라와 무전기 등 3kg의 장비를 메고 하루를 버티는 VJ들에게 체력과 인내심은 필수 덕목. 4, 5일 서울 남대문시장 촬영현장을 따라가 ‘관찰카메라 24시간’ 제작팀을 24시간 관찰했다. 》
관찰카메라 촬영 시작 5분 전. 남대문시장에 모인 VJ들, 채널A 제공
○ 4일 15:00, 땡볕 아래 김밥 두 줄=드디어 김밥이 배달됐다. 오전 7시 아침식사 이후 8시간 만이다. 내 자리는 세 개 골목을 함께 내려다볼 수 있는 5층 건물 옥상이다. 다른 VJ들이 골목을 누비는 동안 부감(俯瞰·높은 데서 내려다보는)촬영을 한다. 한 자리에서 24시간 서 있는 셈. 땡볕 아래 촬영에 대비해 선크림을 잔뜩 발랐지만 벌써부터 목 뒤가 따갑다. 생수를 들이켜다 한동안 화장실을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생수통을 내려놓았다. 도저히 참기 힘들 땐 대타를 부를 순 있다. “화장실 다녀오겠다, 오버.”(3번 카메라 강지원 VJ)
○ 5일 02:00, 추위 졸음 고독과의 사투=낮엔 그토록 더웠건만 새벽엔 바람이 쌀쌀하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촬영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낮에는 이것저것 찍을 것이 많아 피곤한 줄 모르지만, 이 시간에는 별다른 상황이 생기지 않다 보니 30m 반경의 담당 구역을 하릴없이 카메라만 들고 왔다 갔다 한다. 밤샘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지만 할 때마다 졸음을 참는 건 쉽지 않다. 새벽 촬영은 밤낚시와 비슷하다. 오늘 밤 고기는 언제 잡히려나.(1번 카메라 이태슬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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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