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에 희망 건다”던 이해찬 “통진당 석고대죄해야” ‘관악을 대타’ 당권파 이상규 “기능 다한 李대표 사퇴를”
동아일보 DB
당권파 이상규 당선자(서울 관악을)는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기능을 상실한 이 대표도 물러나야 한다”며 공동대표단 사퇴를 주장했다. 비례대표 후보 사퇴에 대해선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자고 요구했다. 이 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석기 당선자가 제안한 당원 총투표를 수용하라고 촉구한 것. 이상규 당선자는 4·11총선 직전 민주통합당과 통진당의 후보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으로 사퇴한 이 대표의 ‘대타’로 투입돼 당선됐다.
당 안팎에선 “당권파의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를 희생양으로 삼아 이석기를 구하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 같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상규 당선자가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 기능 상실”이란 표현까지 썼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다했으니 버리겠다”는 ‘토사구팽’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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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문은 그간 이 대표의 든든한 ‘키다리 아저씨’였다. 이 고문은 평소 사석에서 ‘가장 기대가 큰 후배 정치인’으로 주저 없이 이 대표를 꼽았다. 2010년 발간된 이 대표의 책 ‘사랑하며 노래하며 아파하다’ 추천사에서는 “1988년 13대 국회 때 노무현 의원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불의에 분노할 줄 알고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의 아픔을 함께할 줄 안다”고 극찬했다. “10년을 한결같이 활동한다면 이 나라의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에게 큰 희망을 건다”고도 했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출마하려던 서울 관악을은 이 고문이 내리 5선(13∼17대 국회의원)을 한 곳이다.
▼ “당권파 ‘몸통’이석기 구하려 꼬리자르기” ▼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도 당권파의 최선두에 서서 상식과 합리에 저항했다. 그는 오전 당대표단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전국운영위원회(5일)에서 ‘의장 자리에서 말씀을 드리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했던 것은 ‘사회권을 양도한다는 뜻’이라고 심상정 공동대표에게 (별도로) 얘기했다. 심 대표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정이 북받쳐 ‘마지막 자리가 되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제 뜻이 과도하게 표현된 점이 있지만 그날 회의 이후 (저의) 대표 임기 중에는 운영위가 없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오후에 열린 전국운영위에선 일부 운영위원들이 “정치인의 발언은 천금같이 무겁다. 6일 이 대표실에서 보도자료까지 내지 않았느냐”며 의장직 수행에 반대하자 “보도자료는 실무적인 착오다. 실무적인 부분까지 챙기지 못해 죄송하다. 감성적 표현으로 원래 뜻과 다르게 전달돼 혼란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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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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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