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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은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였던 장영희 교수(1952∼2009·사진)의 3주기다.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 1급 장애를 얻어 평생 불편한 다리로 살았고, 말년에는 척추암으로 투병했던 그다. 하지만 고인이 세상에 남긴 밝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롱하게 아로새겨져 있다.
고인의 3주기를 앞두고 강연록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예담)가 나왔다. 2006년 인터넷 문학사이트 ‘문장’이 마련한 청소년 인문과학 토요특강에서 했던 고인의 강연을 책으로 만들었다. 구어체로 정리돼 있어 고인의 육성이 곁에서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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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청소년들에게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를 긍정적으로 극복하라고 말한다. 문학과 독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당장 필요한 정보는 인터넷이나 영상매체를 통해 금방 얻을 수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의미, 내가 다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으며 한평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와 지혜는 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강연록에는 주요 저서의 발췌문과 생전 인터뷰도 담았다. 9일 고인이 교수로 재직했던 서강대 이냐시오 성당에서 추모 미사가 열린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