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FN 집회 1만여명 몰려… 르펜 “결선투표 아무도 안 찍겠다”사르코지 ‘카다피 측근 보호’ 또 악재
프랑스 파리의 관광명소인 국립오페라극장의 전면에 길이 20m가 넘는 초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에는 잔 다르크의 동상 사진과 프랑스 국기가 그려져 있었다.
노동절인 1일 오전부터 극우정당 국민전선(FN) 지지자들은 소형 국기를 손에 들고 오페라광장으로 몰려들었다. 군중은 순식간에 1만 명이 넘었다. 파리에서 열린 FN 집회 사상 최대 규모였다. 정오가 넘어 마린 르펜 FN 대표가 오페라극장 앞에 마련된 단상에 올랐다. 뜨거운 함성이 터졌다. 그의 뒤로는 FN을 만든 부친 장마리 르펜과 브뤼노 골니시 씨 등 프랑스 극우의 핵심들이 당당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르펜 대표는 “잘못된 희망을 주는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후보나 또다시 유권자를 속이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누구에게도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6일 선거에서 백지 투표하겠다. 여러분은 양심에 따라 소신껏 투표해 달라”고 말했다. 우파 후보인 사르코지 대통령을 지지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패배와 집권당의 분열을 틈타 FN을 제도권 정당으로 안착시키려는 전략이다.
반면 FN의 지지를 놓친 사르코지 진영은 ‘리비아 게이트’라는 복병까지 만났다.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정권이 사르코지 대통령의 2007년 대선 자금 5000만 유로(약 743억 원)를 지원키로 했다는 문서가 나온 데 이어 이 문서에서 양측 비밀회동에 참석한 것으로 언급된 카다피의 비서실장 바시르 살레가 프랑스의 보호 아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